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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써야 하나

주담대 상환액은 매달 얼마까지가 적당할까

대출 심사가 통과됐다는 사실은 그 금액을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심사는 은행의 회수 위험을 재는 기준이고, 예산은 내 생활이 굴러가는지를 재는 기준이라 애초에 다른 질문이다. 집을 보유하는 실제 비용은 원리금에 관리비, 재산세, 그리고 세대 내부 수선비를 전부 더한 값이고, 그 합계를 실수령의 30% 아래로 두는 것을 계획용 기준선으로 쓴다. 봉투는 매달 나가는 것과 몇 년에 한 번 나가는 것, 두 개로 나눈다.

은행이 계산하는 숫자와 내가 계산할 숫자는 다르다

대출 심사에서 나오는 한도와 월 상환액은 은행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재는 숫자다. 기준과 규제는 시기마다 바뀌고 조건도 사람마다 달라서, 여기서 어떤 비율이나 한도도 인용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그 숫자가 답하지 않는 질문이 무엇이냐다. 심사는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는지, 아이 학원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 십오 년 된 보일러가 언제 죽을지를 계산에 넣지 않는다. 그건 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이기 때문이다. 승인은 감당 가능하다는 증명이 아니다. 승인 금액으로 무엇을 제안받을지 파악하고, 실제로 얼마를 가져갈지는 자기 가계부로 따로 검산한다. 이 순서를 뒤집으면 집이 나를 굴린다.

매달 실제로 빠져나가는 줄을 전부 센다

광고와 상담에서 말하는 숫자는 원리금이다. 실제로 나가는 돈은 그보다 길다. 관리비가 붙는다. 아파트라면 전기·수도·난방·청소·경비에 장기수선충당금까지 한 장에 묶여 나온다. 재산세가 붙는다. 매달이 아니라 정해진 시기에 고지서로 오고, 금액은 고지서에 적힌 대로다. 세대 내부 수선비가 붙는다. 보일러, 에어컨, 도배, 싱크대, 누수는 관리사무소가 아니라 내가 낸다. 여기에 대출이 있으면 관련 보험이나 부대 비용이 따라붙는 경우도 있는데, 계약서에 적힌 것만 센다. 이 줄을 다 더하지 않고 원리금만 보고 결정하면, 정상적인 보유 비용이 전부 비상사태처럼 도착한다.

실수령으로 다시 계산한다

위에서 센 줄을 전부 더한 뒤 월 실수령으로 나눈다. 재산세처럼 1년에 한두 번 오는 항목은 연간 총액을 12로 나눠서 월 환산으로 넣는다. 세대 내부 수선비는 아직 살아보지 않았다면 추정이 어려우니 첫 해는 넉넉히 잡고 실제 지출로 매년 보정한다. 이미 살고 있다면 추정할 필요가 없다. 지난 3년 동안 집에 들어간 돈을 전부 더해서 36으로 나누면 그게 내 숫자다. 그 총합을 실수령의 30% 아래로 두는 걸 계획용 기준선으로 쓴다. 측정된 사실이 아니라 예산 설계용 출발점이다. 오래된 집, 변동성 큰 소득, 보육비나 학원비가 있으면 더 낮게 잡고, 새 집에 소득이 안정적이고 다른 대출이 없으면 더 올려도 된다.

자가에 필요한 봉투는 두 개다

첫 번째 봉투는 매달 같은 날 같은 금액이 나가는 것들을 담는다. 원리금과 관리비다. 이 봉투는 일부러 지루해야 한다. 두 번째는 매달 채우고 가끔 쓰는 비정기 지출 봉투다. 재산세, 세대 내부 수선, 십 년 넘은 가전 교체, 이사 없이 사는 동안 반드시 오는 도배와 장판. 첫 번째 봉투만 채운 사람이 스스로를 하우스푸어라고 느낀다. 집을 가진 이상 당연히 오는 비용이 전부 사고처럼 도착해서 카드 할부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두 번째 봉투가 있으면 보일러가 죽은 날은 위기가 아니라 토요일 일정이 된다. 차이는 금액이 아니라 그 돈에 이름이 붙어 있었느냐다.

이번 주에 할 것

지난 12개월 계좌 내역을 열고, 원리금이 아닌데 집이 가져간 돈을 전부 뽑는다. 수리비, 가전, 방충, 공구, 설비 기사 부른 값, 재산세 고지서, 예상보다 많이 나온 관리비. 다 더해서 12로 나눈다. 그 금액이 오늘부터 세대 수선용 비정기 지출 봉투에 매달 들어갈 돈이다. 어디서 본 퍼센트 규칙이 아니라 내 집의 실적이다. 이 봉투는 주거비 봉투와 반드시 분리한다. 그래야 사고가 없던 해에 돈이 눈에 보이게 쌓인다. Envelope Budget에서는 이 봉투에 저축 목표를 걸어두면 수리와 수리 사이에 잔액이 자라는 게 보인다. 두 봉투 합계가 실수령의 30%에 안 들어간다면, 지붕이 알려주기 전에 미리 알게 된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대출 심사에 통과한 금액이면 감당할 수 있다는 뜻 아닌가?

아니다. 심사는 은행이 돈을 회수할 수 있는지를 재는 절차이고, 노후 준비나 교육비, 오래된 설비 교체는 그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건 은행의 위험이 아니라 내 생활이기 때문이다. 승인 금액은 '무엇을 제안받는가'의 답이지 '무엇을 가져가야 하는가'의 답이 아니다. 승인 후에 자기 실수령과 자기 고정비로 다시 계산해서, 원리금과 관리비와 수선비를 다 더한 값이 생활을 남겨두는지 확인한다.

세대 내부 수선비는 얼마로 잡아야 하나?

정직한 숫자는 내 집의 실적이다. 지난 2~3년 동안 집에 들어간 돈을 전부 더해서 개월 수로 나눈다. 가전 교체와 일회성 공사까지 포함한다. 집의 나이, 설비 상태, 직접 손보는지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남의 평균은 쓸모가 없다. 아직 살아본 기간이 짧다면 첫 해는 넉넉하게 잡고 1년 뒤 실제 지출로 보정한다. 어느 쪽이든 이 돈은 주거비 봉투가 아니라 비정기 지출 봉투로 들어간다.

자가가 전세나 월세보다 유리한가?

이 페이지는 그 판단을 하지 않는다. 다만 가계부에서 비교하는 방식은 정할 수 있다. 월 현금 유출끼리 비교한다. 자가는 원리금 더하기 관리비 더하기 재산세 월 환산 더하기 수선비 월 환산이고, 임차는 월세나 이자 더하기 관리비다. 자산이 늘어나는 부분은 현금 흐름에 나타나지 않지만 가계부는 현금 흐름으로 돌아간다. 그러니 현금은 현금끼리 재고, 자산 문제는 별개의 질문으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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