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와 월세, 주거비는 실수령의 몇 퍼센트로 잡아야 할까
주거비는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만 센다. 보증금은 돌려받는 자산이지 지출이 아니고, 전세라면 주거비는 전세대출 이자와 관리비이며, 월세라면 월세와 관리비, 그리고 보증금을 빌렸다면 그 이자다. 이렇게 정의한 주거비 총액을 월 실수령으로 나눈 값이 내 주거비 비율이고, 계획용 기준선으로는 35% 아래를 권한다. 전세와 월세 중 무엇이 유리한지는 여기서 판단하지 않는다. 같은 자로 재는 방법만 정리한다.
보증금은 지출이 아니다
주거비 계산이 어긋나는 첫 번째 이유는 보증금을 지출에 넣기 때문이다. 보증금은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는 돈이고, 회계로 보면 통장에서 집주인 쪽으로 옮겨간 자산이지 소비된 돈이 아니다. 가계부의 주거비 봉투는 매달 사라지는 돈만 담는다. 그래서 전세 보증금 전액을 현금으로 넣었다면 그 달 이후의 주거비는 관리비뿐이고, 대출을 끼고 넣었다면 주거비는 그 대출의 이자다. 원금 상환분은 성격이 다르다. 그건 사라지는 돈이 아니라 빚이 줄어드는 것이라서, 대출 상환 봉투에 두고 주거비 비율을 잴 때는 이자만 세는 편이 실제 부담을 정확히 보여준다. 보증금을 지출로 세면 이사한 해의 주거비 비율만 기형적으로 튀고, 그 숫자로는 아무 결정도 못 한다.
전세일 때 주거비에 들어가는 줄
전세로 살면 매달 나가는 주거비는 두 줄뿐인 경우가 많다. 전세대출을 썼다면 그 이자, 그리고 관리비다. 이자는 상환 스케줄이나 은행 앱에 찍힌 이번 달 이자 금액을 그대로 옮겨 적는다. 금리 조건이나 한도는 사람마다 다르고 바뀌니 어떤 숫자도 가정하지 않는다. 관리비는 아파트라면 전기·수도·난방·청소·경비·장기수선충당금까지 한 장에 묶여 나오므로 통째로 공과금·관리비 봉투에 넣는다. 여기에 정기적으로 따로 청구되는 게 있다면 그것도 더한다. 갱신 시점에 보증금이 오르면 대출이 늘고 이자도 늘어나는데, 이건 매달이 아니라 2년에 한 번 크게 움직이는 항목이라 비정기 지출 봉투에 갱신 대비분을 미리 쌓아두는 편이 낫다.
월세일 때 주거비에 들어가는 줄
월세는 줄이 하나 더 붙는다. 월세, 관리비, 그리고 보증금을 대출로 마련했다면 그 이자다. 여기에 계약서상 관리비에 포함되지 않아 따로 내는 항목이 있으면 전부 더한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관리비에 무엇이 포함되는지가 집마다 완전히 달라서, 계약 전에 관리비 항목을 문서로 확인하지 않으면 같은 월세라도 실제 부담이 크게 벌어진다. 난방을 개별로 내는 집과 관리비에 포함된 집은 겨울에 다른 세상이 된다. 월세 사는 사람이 자주 빠뜨리는 줄이 하나 더 있는데, 이사 주기가 짧으면 이사비와 중개보수가 사실상 주거비의 일부라는 점이다. 매달 나가지 않으니 봉투는 따로 두되, 연간 총액을 12로 나눠 비정기 지출에 쌓아둔다.
두 형태를 같은 자로 재는 법
전세와 월세를 비교할 때 유일하게 정직한 축은 월 현금 유출이다. 전세안은 이자 더하기 관리비, 월세안은 월세 더하기 관리비 더하기 보증금 대출 이자.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실수령으로 나눈다. 그게 전부다. 이 페이지는 어느 쪽을 택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출 조건, 보증금 회수와 관련된 위험, 얼마나 오래 살 계획인지, 목돈을 다른 데 쓸 계획이 있는지는 전부 개인의 사정이고 일부는 금융 상품 선택의 영역이다. 여기서 하는 일은 두 안을 같은 단위로 만들어 가계부에 넣을 수 있게 하는 것까지다. 결정은 각자 조건표를 보고 한다. 다만 비교표를 만들 때 보증금 원금을 한쪽에만 지출로 넣으면 그 비교는 이미 틀렸다.
계획용 기준선과, 비율이 높을 때 나타나는 증상
주거비 총액이 실수령의 35%를 넘지 않게 잡는 것을 계획용 기준선으로 쓴다. 이건 측정된 평균이 아니라 예산을 짤 때 쓰는 출발점이고, 수도권처럼 최저선 자체가 높은 곳에서는 넘어가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중요한 건 숫자보다 증상이다. 주거비가 과하면 주거비 자체는 늘 제때 나간다. 대신 두 봉투 건너에서 티가 난다. 식비 봉투가 셋째 주에 비고, 병원을 미루고, 자동차 정비를 카드 할부로 넘기고, 저축 목표 잔액이 이사한 달 이후로 그대로다. 이 네 가지가 동시에 보이면 식비를 못 지킨 게 아니라 주거비가 이미 그 돈을 가져간 것이다. 원인을 잘못 짚으면 고칠 수 없다.
이번 주에 바꿀 것
봉투를 두 개로 쪼갠다. 하나는 매달 같은 날 같은 금액이 나가는 주거비 봉투로, 전세면 이자, 월세면 월세를 담는다. 다른 하나는 공과금·관리비 봉투인데, 이번 달 고지서 금액이 아니라 지난 열두 달 관리비를 다 더해 12로 나눈 금액으로 채운다. 그래야 여름과 겨울에 튀는 달을 이미 쌓아둔 돈으로 넘긴다. 여기에 갱신·이사 대비용 비정기 지출 봉투를 하나 더 만들고, 다음 계약 만료일을 봉투 메모에 적어둔다. 세 봉투의 합을 실수령으로 나누면 그게 내 주거비 비율이다. Envelope Budget은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라 이 숫자가 통장 잔액이 아니라 봉투 잔액으로 눈앞에 남는다.
자주 묻는 질문
전세 보증금은 주거비에 넣어야 하나?
넣지 않는다. 보증금은 계약이 끝나면 돌아오는 자산이고, 매달 사라지는 돈이 아니다. 주거비 봉투에는 실제로 소비되는 돈만 담는다. 전세라면 대출 이자와 관리비, 월세라면 월세와 관리비다. 다만 보증금을 마련하는 과정 자체는 예산 문제가 맞으므로, 그건 저축 목표로 따로 세운다. 지출 봉투와 저축 목표를 섞으면 주거비 비율이 이사한 해에만 이상하게 튀어서 판단 근거로 못 쓴다.
전세대출 원금 상환분은 어느 봉투에 넣나?
대출 상환 봉투에 넣는다. 원금은 사라지는 돈이 아니라 빚이 줄어드는 것이고 성격이 저축에 가깝다. 반면 이자는 그냥 나가는 돈이다. 주거비 비율을 잴 때 이자만 세면 실제 소비 부담이 정확히 보이고, 원금까지 세면 부담이 과하게 커 보인다. 다만 매달 통장에서 빠지는 총액은 원리금 전부이므로, 현금 흐름을 볼 때는 두 봉투를 합쳐서 본다. 목적이 다른 두 숫자를 각각 쓰면 된다.
관리비도 주거비 비율에 포함하나?
포함한다. 판단하려는 질문이 '이 집에 사는 데 매달 얼마가 드는가'이기 때문이다. 관리비에 난방이 포함된 집은 같은 월세라도 실제로 더 싼 집이다. 다만 날마다 쓰는 가계부에서는 봉투를 나눈다. 월세는 고정이고 관리비는 계절을 탄다. 한 봉투에 합쳐두면 총액이 움직였을 때 어느 쪽이 움직였는지 알 수 없다. 평소에는 봉투 두 개, 비율을 계산할 때만 하나로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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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velope Budget은 이 봉투들을 주머니에 넣어준다. 금액을 전부 배정하고, 쓸 때마다 기록하고, 실제로 얼마 남았는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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