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이 들어올 때 사람들은 실제로 어떻게 쓰나
목돈을 받았을 때 얼마나 쓰는지는 금액보다 그 돈을 어떤 성격으로 인식하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미국 자료에서는 같은 지급금이라도 조사 방식과 시점에 따라 지출 비중이 크게 달랐다. 2001년 세금 환급에 대한 설문에서는 22%의 가구만 대부분을 쓰겠다고 답한 반면, 2008년 지급금을 실제 지출로 추적한 연구에서는 총 반응이 지급액의 50~90%에 달했다. 한국의 연말정산은 돌려받을 수도, 더 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구조가 다르다.
말한 것과 실제로 한 것이 다르다
목돈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서는 두 종류의 증거가 있고, 둘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2003년 미국경제학회지에 실린 설문 기반 연구에서는 2001년 세금 환급을 받은 가구 중 22%만이 그 돈을 대부분 쓰겠다고 답했다. 나머지는 저축하거나 빚을 갚겠다고 했다. 반면 2013년에 발표된 2008년 지급금 연구는 실제 지출 데이터를 추적했는데, 지급 후 3개월 동안 비내구재에 12~30%를 썼고 내구재까지 포함하면 총 반응이 50~90%에 달했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 계획할 때의 마음과 실제 소비가 다르다는 뜻이다.
연말정산은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다
위 연구들이 다룬 것은 한 방향으로만 들어오는 돈이다. 한국의 연말정산은 그렇지 않다. 결과에 따라 돌려받을 수도 있고 더 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계획의 성격이 달라진다. 들어오는 돈을 어떻게 쓸지만 정해두면 절반만 준비한 것이다.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 얼마인지는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고 여기서 다룰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세부 규칙과 금액은 회사 안내와 국세청 자료, 필요하면 세무 전문가에게 확인한다. 예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결과가 나오는 달을 미리 알고 있으니, 양쪽 방향 모두에 이름을 붙여두는 것이다.
들어올 경우: 도착 전에 이름을 붙인다
목돈이 배정되지 않은 채 통장에 들어오면 며칠 안에 형체 없이 사라진다. 금액이 클수록 더 그렇다. 대응은 도착 전에 배분을 정해두는 것이다. 비율이면 충분하다. 얼마가 들어올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비율은 미리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저축과 목표에 얼마, 비정기 지출 봉투를 채우는 데 얼마, 그리고 나에게 주는 몫에 얼마. 마지막 항목을 0으로 잡는 계획은 대개 그해에 무너진다. 배정된 소비는 예산을 깨지 않는다. 배정되지 않은 소비가 깬다. 금액이 확정되는 날 그 비율을 그대로 실행하면 결정할 일이 남지 않는다.
나가야 할 경우: 예비비가 있느냐의 문제다
반대 방향은 준비가 훨씬 단순하지만 준비하는 사람이 훨씬 적다. 필요한 건 그 달에 추가 지출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예산이 알고 있는 것뿐이다. 예비비 봉투가 살아 있으면 그 달은 그냥 예비비를 쓰는 달이 된다. 예비비가 비어 있으면 같은 금액이 카드 할부로 넘어가고, 그 할부가 몇 달 동안 다른 봉투를 압박한다. 금액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대비는 가능하다. 결과가 나오는 달 전까지 예비비 잔액을 평소보다 높게 유지해두는 것이다. 결과가 반대로 나오면 그 잔액은 그대로 저축으로 넘기면 된다.
상여금과 성과급도 같은 규칙을 쓴다
연말정산 외에도 정기 급여가 아닌 돈이 들어오는 시점이 있다. 상여금, 성과급, 만기된 적금, 예상하지 못한 환급 같은 것들이다. 이 돈들의 공통점은 금액이 크고, 시점을 대략 알고 있으며, 배정되지 않은 채 들어온다는 것이다. 규칙 하나면 충분하다. 도착하기 전에 비율을 정하고, 도착한 날 그대로 실행하고, 그날은 다른 결정을 하지 않는다. 이 규칙을 지키면 금액이 얼마든 같은 방식으로 처리된다. 예상보다 적게 나온 해에도 계획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이 방식의 실질적인 이득이다.
출처
아래 출처는 전부 직접 찾아 확인했다. 원문이 말하는 그대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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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umer Response to Tax Rebates
— American Economic Review (NBER Working Paper 8672), 2003
2001년 미국 세금 환급에 대한 설문 자료에서, 환급을 받은 가구 중 22%만이 그 돈을 대부분 지출하겠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저축하거나 부채 상환에 쓰겠다고 응답했다. 저자들은 이 비율이 과거 행태에서 예상되던 것보다 낮다고 보고, 해당 환급의 총수요 진작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결론지었다. -
Consumer Spending and the Economic Stimulus Payments of 2008
— American Economic Review, 2013
소비지출조사에 추가한 질문과 무작위로 배정된 지급 시점을 이용해, 가구가 지급을 받은 3개월 동안 지급액의 12~30%를 비내구재에 지출했고 내구재(주로 자동차)까지 포함하면 총 반응이 지급액의 50~90%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자주 묻는 질문
환급금이 얼마나 나올지 미리 알 수 있나요?
여기서는 다룰 수 없는 영역이다. 공제 항목과 소득 구조, 가구 상황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고, 규칙도 바뀐다. 회사 안내와 국세청 자료를 확인하고, 판단이 필요하면 세무 전문가에게 묻는다. 예산 쪽에서 할 수 있는 준비는 금액과 무관하다. 결과가 나오는 달을 알고 있으니 그 달을 예산에서 특별한 달로 표시해두고, 양쪽 방향에 각각 봉투를 만들어두는 것이다.
환급금을 다 저축해야 하나요?
전액 저축 계획은 대체로 오래 가지 않는다. 목돈에는 보상의 의미가 붙어 있고, 그걸 완전히 부정하면 계획 자체를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비율을 미리 정하는 쪽이 실제로 더 많이 남는다. 대부분을 저축과 목표로 보내고, 일부는 비정기 지출 봉투를 채우고, 명확한 금액을 나에게 쓴다. 중요한 건 그 몫이 존재한다는 것과 금액이 도착 전에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인용된 연구는 한국 데이터인가요?
아니다. 두 연구 모두 미국 가구를 대상으로 했고, 제도도 지급 방식도 한국과 다르다. 그래서 이 페이지는 비율 수치를 한국에 옮기지 않는다. 가져오는 것은 두 가지다. 사람들이 목돈을 쓰겠다고 답하는 비율과 실제로 쓰는 비율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배정되지 않은 목돈은 예상보다 많이 소비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제도와 무관하게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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