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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가 말하는 것

월급날 지출이 뛰는 현상, 연구는 뭐라고 하나

돈이 들어오는 날 지출이 뛴다는 사실은 서로 다른 데이터로 여러 번 확인됐다. 미국 가계부 앱 이용자 약 7만 5천 명의 거래 자료를 분석한 2014년 사이언스 논문은 급여가 들어온 날 하루 지출이 평소 일평균보다 약 70% 높아지고 그 뒤 최소 4일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고 보고했다. 다만 이 데이터의 대다수는 2주에 한 번 급여를 받는 사람들이다. 한 달에 한 번 받는 구조에서는 봉우리 사이의 골이 훨씬 길다.

무엇이 확인됐나

경제학의 표준 이론에서는 돈이 언제 들어오는지가 소비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 금액과 시점을 미리 알고 있다면 그에 맞춰 고르게 쓰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는 다르게 나온다. 2003년 미국경제학회지에 실린 연구는 소비지출조사의 일별 가계부 자료를 써서, 정기 지급금이 도착한 직후 지출 금액과 지출이 발생할 확률이 모두 올라간다고 보고했다. 특히 외식처럼 즉시 소비되는 항목이 도착일에 두드러졌다. 2014년 사이언스 논문은 훨씬 큰 표본의 거래 데이터로 같은 패턴을 다시 확인했다. 급여 도착일 하루 지출이 평소 일평균보다 약 70% 높았고, 그 상태가 최소 나흘 더 이어졌다.

원인의 절반은 심리가 아니라 일정이다

이 결과를 의지 부족의 증거로 읽으면 틀린다. 사이언스 논문의 저자들은 반응의 상당 부분이 급여 도착에 맞춰 잡아둔 청구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동이체와 카드 결제일, 월세와 공과금을 급여일 직후로 몰아두면 그날 계좌에서 나가는 금액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 나머지 절반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같은 논문은 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초과 반응이 유동성이 낮은 집단에서 훨씬 뚜렷하다고 보고했다. 손에 든 여유가 지출 기준으로 5일치인 집단과 159일치인 집단의 반응이 달랐다는 것이다. 즉 문제는 성향이 아니라 완충 장치의 유무에 가깝다.

한국의 월급 구조에서는 모양이 다르다

이 연구들의 데이터는 대부분 2주에 한 번 급여를 받는 미국 근로자에게서 나왔다. 한 달에 한 번 받는 구조에서는 같은 현상이 다른 모양으로 나타난다. 봉우리는 한 달에 한 번뿐이고 그 사이의 골이 훨씬 길다. 그래서 월말로 갈수록 잔액이 얇아지고, 그 시기에 예상 못 한 지출이 오면 대응할 여지가 없다. 여기에 카드 결제일이 겹친다. 이번 달에 쓴 돈이 다음 달 결제일에 빠져나가기 때문에, 통장 잔액이 가장 두꺼운 시점과 실제로 쓸 수 있는 금액이 서로 어긋난다. 연구 결과를 그대로 옮기지 말고 이 구조 차이를 먼저 반영해야 한다.

봉투 예산이 여기에 대응하는 방식

이 현상에 대한 대응은 급여일에 덜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잘 안 된다. 대신 급여일에 배정을 끝내는 것이다. 돈이 들어온 날 모든 금액에 이름을 붙여 봉투로 보내면, 그날 계좌에 남아 있는 큰 숫자가 사라진다. 큰 숫자가 없으면 그 숫자를 기준으로 판단할 일도 없어진다. 그리고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그 자리에서 봉투를 차감하되, 실제 현금은 카드대금 봉투에 남겨둔다. 그러면 결제일에 빠져나갈 금액이 이미 확보돼 있고, 월말의 얇은 골이 위기가 되지 않는다. 예비비 봉투는 이 골을 흡수하기 위한 장치다.

이 연구를 읽을 때 조심할 것

여기 인용한 두 연구는 모두 미국 표본이고, 하나는 정기 지급금 수급자, 다른 하나는 특정 가계부 앱 이용자다. 앱을 쓸 만큼 자기 돈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이미 일반 인구와 다를 수 있다. 그러니 70%라는 숫자를 한국 가계에 그대로 대입하지 않는 게 맞다. 이 연구에서 가져올 것은 수치가 아니라 방향이다. 첫째, 돈이 들어오는 시점이 지출에 영향을 준다. 둘째, 그 영향의 크기는 완충 자금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 두 가지는 급여 주기와 무관하게 성립한다.

출처

아래 출처는 전부 직접 찾아 확인했다. 원문이 말하는 그대로 옮긴다.

자주 묻는 질문

월급날에 지출이 늘어나는 게 문제인가요?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아니다. 연구에서도 반응의 상당 부분은 급여일에 맞춰 잡아둔 고정 지출 때문이라고 본다. 문제가 되는 건 배정되지 않은 지출이 급여일 근처에 몰릴 때다.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급여일 전후 일주일 지출을 고정비와 그 외로 나눠본다. 고정비가 대부분이면 정상이고, 그 외가 크다면 급여일에 배정을 끝내는 절차가 없다는 뜻이다.

월말에 항상 모자란 건 왜인가요?

한 달에 한 번 받는 구조에서는 봉우리가 하나뿐이라 골이 길다. 여기에 카드 결제일 구조가 겹치면 통장 잔액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보다 커 보이는 시기가 생기고, 그 시기의 판단이 월말에 청구서로 돌아온다. 대응은 두 가지다. 급여일에 모든 금액을 봉투로 배정하는 것, 그리고 카드로 결제한 금액만큼을 카드대금 봉투에 남겨두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가 한국에도 적용되나요?

방향은 적용되고 수치는 적용되지 않는다. 인용한 데이터는 미국 표본이고 급여 주기도 다르다. 그래서 이 페이지는 숫자를 옮기지 않고 두 가지 원리만 가져온다. 돈이 들어오는 시점이 지출에 영향을 준다는 것, 그리고 완충 자금이 적을수록 그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본인 계좌 내역으로 급여일 전후 지출을 직접 세어보면 자기 가계의 실제 크기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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