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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써야 하나

나이별로 얼마를 모아두어야 할까

이 질문에는 성격이 다른 두 숫자가 섞여 있다. 하나는 현금 목표로, 내 필수 지출 서너 달치에서 여섯 달치이고 소득이 아니라 내 고정비로 계산한다. 다른 하나는 노후 자금으로, 나이대별 배수 같은 관행적인 기준이 여러 형태로 돌아다닌다. 순서는 분명하다. 현금 목표를 이름 붙은 봉투로 먼저 채우고, 나이별 기준과 비교하는 건 그다음이다.

질문 안에 두 개의 숫자가 있다

'얼마를 모아뒀어야 하나'는 사실 두 질문이다. 첫째는 지금 당장 일이 생겼을 때 버틸 현금이 얼마냐다. 둘째는 은퇴 시점까지 쌓아야 할 자산이 얼마냐다. 둘은 목적도, 계산법도, 두는 곳도 다르다. 첫 번째는 몇 달 안에 꺼내 쓸 수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수십 년 동안 안 건드릴 돈이다. 이 둘을 하나의 '저축'으로 묶어 놓으면 어느 쪽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 특히 위험한 건 노후 자금 목표에 압도돼서 당장의 현금 목표를 건너뛰는 경우다. 순서는 현금이 먼저다. 현금이 없으면 노후 자금이 비상금 역할을 하게 되고, 그러면 노후 자금은 계속 처음으로 돌아간다.

직접 계산할 수 있는 현금 목표

현금 목표는 남의 숫자가 필요 없다. 내 필수 지출로 계산한다. 월세나 이자, 관리비, 통신비, 보험료, 대출 최소 상환액, 그리고 현실적인 식비와 교통비를 더한다. 여가, 외식, 쇼핑은 뺀다. 소득이 끊긴 상황을 가정하는 계산이기 때문이다. 그 합계가 한 달치이고, 여기에 3에서 6을 곱한 것이 목표 범위다. 소득 기준으로 계산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버티는 데 필요한 건 벌던 만큼이 아니라 나가는 만큼이기 때문이다. 소득으로 계산하면 목표가 실제 필요보다 크게 잡히고, 너무 커 보여서 시작조차 안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3개월인가 6개월인가

범위 안에서 위치를 정하는 건 소득의 안정성과 대체 가능성이다. 직장이 안정적이고 같은 조건의 일자리를 비교적 빨리 구할 수 있는 분야라면 아래쪽이다. 소득이 불규칙하거나 프리랜서이거나, 업계가 좁아 구직에 시간이 걸리는 분야라면 위쪽이다. 부양가족이 있으면 위쪽, 혼자이고 필요하면 주거비를 크게 줄일 수 있으면 아래쪽이다. 외벌이는 위쪽, 맞벌이는 아래쪽인데 둘 다 같은 업종이면 다시 위쪽이다. 이 판단에 정답은 없고, 중요한 건 자기 상황을 보고 정한 뒤 그 숫자를 목표로 고정하는 것이다. 범위 안 어디든 정해진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목표보다 낫다.

나이별 배수 기준을 읽는 법

노후 자금 쪽에는 나이대별로 연 소득의 몇 배를 모아야 한다는 식의 기준이 여러 형태로 돌아다닌다. 이런 기준은 관행이고, 특정한 가정 위에서 만들어진 계산이다. 은퇴 시점, 은퇴 후 지출 수준, 기대 수익률 같은 것들을 가정해야 나오는 숫자이기 때문에 가정이 다르면 결과도 달라진다. 그래서 이 기준은 자기 위치를 대략 가늠하는 눈금으로만 쓴다. 여기서 특정 배수나 목표 금액을 제시하지 않고, 어떤 상품에 넣으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건 투자 판단이고 이 사이트가 다루는 영역이 아니다. 다루는 건 하나, 매달 얼마를 그쪽으로 보낼지 정하고 그게 실제로 나가게 만드는 것이다.

또래 평균이 가장 나쁜 기준인 이유

세 가지 기준 중에서 또래 평균이 가장 쓸모없다. 평균은 극단값에 크게 흔들리고, 소득 구조와 주거 형태, 부모 지원 여부, 지역에 따라 개인차가 압도적이라서 그 숫자 하나가 나에 대해 알려주는 게 거의 없다. 평균보다 많다는 정보는 안심을 주지만 내 필수 지출이 얼마인지는 여전히 모르는 상태이고, 평균보다 적다는 정보는 불안만 만들고 행동은 안 바꾼다. 어느 쪽이든 다음에 무엇을 할지를 알려주지 않는다. 반면 내 필수 지출 넉 달치라는 숫자는 계산할 수 있고, 목표로 걸 수 있고, 매달 진행률을 볼 수 있다. 비교 대상은 또래가 아니라 지난달의 나다.

목표에 이름을 붙이고 매달 채운다

위에서 계산한 현금 목표를 봉투 하나에 걸고 이름을 붙인다. '비상금'처럼 구체적인 이름이 '저축'보다 잘 지켜진다. 목표 금액과 기한을 정하면 매달 넣어야 할 금액이 나오고, 그 금액을 월급날 자동으로 빠지게 만든다. 채워지면 그다음부터는 유지만 하고, 남는 여력은 이름 붙은 다음 목표로 옮긴다. Envelope Budget에서는 봉투마다 저축 목표와 진행률을 볼 수 있고, 비전 보드에 목표 이미지를 올려두면 그 목표가 숫자가 아니라 장면으로 남는다. 나이별 기준과 비교하는 건 이 봉투가 채워진 뒤에 해도 늦지 않다.

자주 묻는 질문

비상금이 먼저인가 빚 갚는 게 먼저인가?

아주 작은 예비비를 먼저 만들고, 그다음 상환에 집중하는 순서를 권한다. 예비비가 0인 상태에서 상환에만 몰두하면 다음 사고 때 새 할부가 생겨서 그동안의 성과가 되돌아간다. 이 되돌림이 반복되면 성실하게 갚는데도 총액이 안 줄어드는 상태가 된다. 어떤 빚을 먼저 갚을지, 조건을 바꿀지는 개인의 계약에 따라 다르므로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예산 쪽 원칙은 예비비 먼저다.

서른인데 모아둔 게 없으면 문제인가?

판단할 자료가 그것만으로는 없다. 소득 시작 시점, 학자금 상환 여부, 부양 여부, 사는 지역에 따라 같은 나이가 완전히 다른 상황을 뜻한다. 그리고 그 판단이 유용하지도 않다. 유용한 건 다음 행동이다. 이번 달 필수 지출을 계산해서 한 달치가 얼마인지 알아내고, 그 금액을 목표로 걸고, 지킬 수 있는 금액으로 매달 채우기 시작한다. 시작한 달의 진행률이 지난 몇 년의 잔액보다 앞으로에 대해 더 많이 말해준다.

집이나 차도 모아둔 돈에 포함되나?

현금 목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현금 목표의 조건은 필요할 때 빠르게 꺼낼 수 있느냐인데, 집과 차는 그렇지 않다. 팔아야 현금이 되고 파는 데 시간이 걸리며 그동안 살 곳과 이동 수단이 사라진다. 자산 전체를 볼 때는 당연히 포함하지만, 그건 다른 질문이다. 이 페이지의 현금 목표는 소득이 끊겼을 때 몇 달을 버티느냐를 재는 것이고, 그 계산에는 즉시 쓸 수 있는 돈만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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