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할부금은 매달 얼마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차를 살 수 있느냐는 질문의 답은 할부 승인에 있지 않다. 승인은 금융사의 회수 가능성을 재는 절차이고, 감당 가능성은 내 다른 봉투가 살아남는지의 문제라 아예 다른 질문이다. 유일하게 정직한 검산은 차를 사기 전에 하는 것이다. 할부금, 보험료 월 환산, 자동차세 월 환산, 주유비, 주차비, 정비 적립까지 한 달치 봉투를 종이 위에 다 채워보고 그 돈이 어느 봉투에서 나왔는지 본다.
승인은 감당의 증명이 아니다
할부나 리스 심사를 통과했다는 사실은 금융사가 이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그 판단에는 내가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아이 학원비가 앞으로 오를지, 십 년 된 보일러가 언제 죽을지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건 금융사의 위험이 아니라 내 생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특정 상품이나 금리, 한도 기준을 인용하지 않는다. 조건은 시기와 사람에 따라 다르고 계속 바뀐다. 대신 순서만 정한다. 승인 금액은 '무엇을 제안받는가'의 답이고, 감당 가능한 금액은 그 뒤에 내가 따로 계산할 숫자다. 이 순서를 뒤집으면 상담실에서 예산이 결정되고, 그 결정은 대체로 크다.
기간을 늘리면 월 부담이 아니라 총액이 바뀐다
할부 기간을 길게 잡으면 매달 나가는 돈이 줄어 보인다. 같은 차가 갑자기 감당 가능해진 것처럼 느껴지는데, 실제로 일어난 일은 두 가지다. 총 지불액이 늘고, 차를 갚는 기간이 차가 값을 잃는 속도보다 길어진다. 후자가 실질적인 문제다. 중간에 차를 팔거나 사고로 잃었을 때 남은 할부가 차 값보다 큰 상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기간은 월 부담을 맞추는 조절 손잡이가 아니라 결정의 일부로 봐야 한다. 월 금액이 기간을 늘려야만 맞는다면, 맞아야 하는 건 기간이 아니라 차의 가격이다. 이건 규칙이 아니라 산수의 결과다.
할부금이 아니라 봉투 세트 전체를 본다
차가 실제로 요구하는 돈은 여섯 줄이다. 할부금 또는 리스료, 자동차 보험료를 12로 나눈 금액, 자동차세를 12로 나눈 금액, 주유비, 주차비와 통행료, 그리고 정비와 소모품 적립. 여기에 새 차라면 초기 등록 관련 비용이 한 번 더 붙는데 금액은 조건마다 다르니 견적서에 적힌 숫자를 쓴다. 이 여섯 줄을 다 더한 값이 매달 실제로 나가는 돈이다. 할부금만 보고 결정한 사람은 이 총액이 할부금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걸 보통 넉 달째에 발견한다. 그때는 이미 계약이 끝나 있어서 조정할 수 있는 건 다른 봉투뿐이고, 대개 저축이 먼저 멈춘다.
사기 전에 한 달을 종이 위에서 살아본다
가장 확실한 검산은 계약 전에 하는 것이다. 지금 예산표를 열고, 위의 여섯 줄을 실제 금액으로 채운 가상의 한 달을 만든다. 그리고 그 돈이 어느 봉투에서 빠졌는지 표시한다. 저축인지, 여가·외식인지, 비정기 지출인지. 답이 저축이라면 그 차는 저축을 멈추고 사는 차라는 뜻이고, 그걸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가능하면 한 달 더 나아가서, 그 금액을 실제로 별도 봉투에 넣어보며 한 달을 살아본다. 한 달을 버티지 못하면 차를 사도 못 버틴다. 이 실험은 무료이고, 계약은 그렇지 않다.
이번 주에 할 것
차를 이미 갖고 있다면 지난 12개월 결제 내역에서 차와 관련된 모든 지출을 뽑아 12로 나눈다. 그게 내 실제 월 교통 부담이고, 실수령으로 나눠 비율을 확인한다. 아직 사기 전이라면 위의 여섯 줄을 견적과 보험 견적으로 채워 같은 계산을 한다. 어느 쪽이든 봉투는 두 개로 나눈다. 매달 나가는 것과 1년에 한두 번 오는 것. 두 번째 봉투가 없으면 보험료 납부월과 자동차세 고지월이 매년 사고처럼 도착한다. Envelope Budget에서는 이 봉투에 저축 목표를 걸어 다음 큰 지출까지의 진행률을 볼 수 있고, 그 잔액이 보이면 고지서가 사건이 아니라 일정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할부 기간을 늘려서 월 부담을 낮추는 건 안 되나?
할 수는 있고, 무엇이 바뀌는지만 알면 된다. 월 금액은 줄지만 총 지불액은 늘고, 갚는 기간이 차의 가치가 떨어지는 속도보다 길어질 수 있다. 그러면 중간에 팔거나 사고가 났을 때 남은 빚이 차 값보다 클 수 있다. 기간을 늘려야만 예산에 맞는 상황이라면, 그 신호가 가리키는 건 기간이 아니라 가격이다. 한 급 낮은 차나 연식이 있는 차로 옮기는 쪽이 같은 문제를 구조적으로 푼다.
선수금을 많이 넣으면 부담이 충분히 줄어드나?
월 할부금은 확실히 줄어든다. 다만 차가 요구하는 나머지 다섯 줄, 보험료와 자동차세와 주유비와 주차비와 정비비는 선수금과 아무 상관이 없다. 그래서 선수금으로 할부금을 낮췄는데도 매달 빠듯한 경우가 생긴다. 선수금을 넣기 전에 여섯 줄 전체로 계산해보고, 선수금 때문에 예비비나 비정기 지출 봉투가 비게 되는지도 확인한다. 현금을 다 넣고 첫 정비를 카드로 하는 건 이득이 아니다.
할부가 끝난 차는 어떻게 예산에 잡나?
할부금 줄은 사라지지만 나머지 다섯 줄은 그대로 있고, 오히려 연식이 쌓이면서 정비 쪽이 두꺼워진다. 그래서 할부가 끝난 달에 그 금액을 그대로 생활비로 흡수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최소한 일부는 정비와 다음 차를 위한 비정기 지출 봉투로 돌린다. 이렇게 하면 다음 차를 살 때 할부 의존도가 낮아진다. 할부가 끝난 시점이 유지비를 미리 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구간이다.
이 예산을 폰에서 굴리기
Envelope Budget은 이 봉투들을 주머니에 넣어준다. 금액을 전부 배정하고, 쓸 때마다 기록하고, 실제로 얼마 남았는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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