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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관리법

50%를 넘겼으면 그만두지 말고 비율을 다시 짠다

고정비가 실수령의 50%를 넘으면 구조는 두고 비율만 바꾼다. 50/30/20 대신 65/20/15나 70/20/10이다. 다만 한국에서는 그 전에 주거비가 무엇인지부터 갈린다. 전세는 매달 나가는 게 전세대출 이자와 관리비이고 보증금은 돌려받는 자산이라 지출이 아니다. 월세는 월세와 관리비가 매달 나간다. 월 실수령 300만원에서 65/20/15면 195만원, 60만원, 45만원이다. 이번 달에 당장 움직일 수 있는 지렛대는 필수 비중을 올리는 것 하나뿐이다.

먼저, 내 주거비가 무엇인지부터 정한다

이 계산을 하기 전에 한국에서만 필요한 단계가 하나 있다. 주거비 봉투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정하는 일이다. 월세로 산다면 간단하다. 월세와 관리비가 매달 나가는 돈이고, 보증금은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는 자산이므로 매달 지출이 아니다. 전세라면 월세라는 항목 자체가 없다. 매달 실제로 통장에서 빠지는 건 전세대출 이자와 관리비뿐이고, 보증금은 마찬가지로 지출이 아니라 묶여 있는 자산이다. 그래서 전세 세입자의 고정비 그림은 월세 세입자와 구조 자체가 다르게 생겼다. 이걸 구분하지 않고 보증금을 지출로 세면 주거비 비중이 실제보다 터무니없이 높게 나온다. 반대로 이자와 관리비를 빼먹으면 너무 낮게 나온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이 페이지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 정하는 건 하나다. 주거비 봉투에 넣을 금액은 각자 자기 명세서와 이체 내역에 찍힌 숫자다.

천장은 꽤 많은 사람에게 무너진다

주거비, 공과금·관리비, 교통비, 보험료, 식비를 더해서 실수령 절반과 비교해본다. 훌쩍 넘는 게 아주 흔하다. 이런 비율은 가르치기 좋은 모양으로 만들어진 것이지, 특정 도시의 임대 시세를 고려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여기서 내리면 안 되는 결론은 나한테는 예산 관리가 안 통한다는 것이다. 50/30/20에는 구조와 비율 두 부분이 있고, 무너진 건 비율뿐이다.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쓰기 전에 돈이 갈 곳을 정하고, 여가 지출에는 눈에 보이는 천장이 있다는 것. 비율을 바꾸는 건 실패가 아니라 자기 숫자에 맞춰 규칙을 다시 재는 일이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반응은 비율을 안 고치고 그냥 매달 조금씩 모자란 상태로 버티는 것이다. 그 모자람은 대개 저축에서 조용히 빠져나가고, 몇 달 뒤에 저축이 0인 이유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

지렛대는 셋인데, 이번 달에 통하는 건 하나뿐

필수 비중을 올리고 선택과 저축 중 어느 쪽이 그 차이를 흡수할지 정할 수 있다. 고정비 자체를 줄일 수도 있다. 보통은 더 싼 집으로 옮기거나, 차를 정리하거나, 통신 요금제와 보험처럼 매달 자동으로 나가는 계약을 갱신 시점에 다시 고르는 일이다. 아니면 수입을 늘릴 수 있다. 셋 다 정당하지만 시간표에 대해 솔직해야 한다. 고정비를 줄이는 건 계약 만료일이나 갱신일까지 기다려야 하고, 수입을 늘리는 건 몇 달이 걸린다. 오늘 밤에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건 비율뿐이다. 나머지 둘은 날짜를 적어서 달력에 넣고, 그때까지는 비율로 버틴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 습관은 갱신일과 만기일을 한자리에 모아 적어두는 것이다. 임대차 계약, 통신 약정, 보험, 구독. 각 날짜가 이번 달에는 못 당기지만 언젠가 반드시 오는 지렛대이고, 적어두지 않으면 그날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간다.

65/20/15로 다시 짜기, 숫자까지

필수에 65%, 선택에 20%, 저축과 추가 상환에 15%. 월 실수령 300만원이면 195만원, 60만원, 45만원이다. 280만원이면 182만원, 56만원, 42만원이다. 순서는 비율을 먼저 고르는 게 아니라 실제 고정비 합계를 먼저 적고 어느 비율에 들어맞는지 보는 것이다. 실수령 300만원에 고정비가 190만원쯤이라면 65/20/15가 대체로 솔직한 모양이다. 여기서 흔히 하는 실수는 고정비 합계를 낙관적으로 적는 것이다. 명절이나 경조사처럼 매달은 아니지만 확실히 오는 지출까지 열두 달로 나눠 넣어야 진짜 고정비가 된다. 겨울철 관리비가 다른 달보다 크게 뛰는 것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한다. 평균이 아니라 지난 열두 달 중 가장 높았던 달을 기준으로 잡고, 남는 달의 잔액은 비정기 지출 봉투에 쌓아둔다. 평균으로 짜면 가장 힘든 달에 정확히 실패하도록 설계하는 셈이다.

70/20/10 버전과 저축의 바닥선

고정비가 더 높다면 70/20/10이 있다. 실수령 300만원에서 210만원, 60만원, 30만원이다. 무엇이 움직였는지 보자. 늘어난 필수 비중은 선택이 아니라 저축에서 가져왔다. 이건 의도적이다. 여가 지출을 거의 0에 가깝게 깎으면 결국 깨질 계획이 나오고, 계획이 깨지는 비용은 대개 그 여가 봉투보다 크다. 한 번 무너진 달은 조심했던 여러 달을 되돌리기 때문이다. 다만 저축을 영구히 0으로 두지는 않는다. 액수가 작아도 살아 있는 저축 봉투는 예상 못 한 지출이 카드 잔액으로 넘어가는 걸 막아주고, 그게 다음 달을 더 빠듯하게 만드는 경로를 끊는다. 잠시 멈춰야 한다면 언제 다시 켤지 날짜를 함께 정한다. 계약 갱신, 대출 완납, 학원비가 끝나는 시점처럼 구체적인 사건에 붙여두면 그날이 왔을 때 실제로 다시 켜진다.

빠듯한 예산의 봉투 배치

월급날 가장 먼저 채우고 손대지 않는 고정비 봉투 하나. 여기에 월세 또는 전세대출 이자, 관리비, 보험료, 통신비, 그리고 최소 상환액이 들어간다. 채워지기 전까지 다른 어떤 것도 채우지 않고, 이 봉투에서는 소비하지 않는다. 카드로 쓴 돈이 다음 달 결제일에 빠진다는 점도 여기서 같이 처리한다. 카드대금은 고정비 봉투 안에 자기 자리를 갖는다. 남은 돈은 변동 봉투 넷이나 다섯으로 나눈다. 식비, 교통비, 개인 지출, 저축, 그리고 예비비. 빠듯한 예산은 열두 개짜리 분류를 감당하지 못한다. 유지 비용이 곧 사람들이 그만두는 이유이고, 작은 봉투 여러 개는 여러 개가 동시에 일찍 마르면서 계속 이리저리 옮기게 만든다. 봉투 다섯 개면 무엇이 달을 먹는지 알아내기에 충분하다.

자주 묻는 질문

주거비가 정리될 때까지 저축을 아예 멈춰도 되나요?

영구적으로는 안 된다. 액수가 작더라도 살아 있는 저축 봉투가 있어야 예상 못 한 지출이 이자를 물어야 하는 잔액으로 넘어가지 않고, 그 이자가 다음 달을 더 조이는 경로가 끊긴다. 정 멈춰야 한다면 끝나는 날짜를 함께 정한다. 다음 계약 갱신, 대출 상환 완료, 임금 인상 시점 같은 구체적인 사건이 좋다. 날짜가 없는 중단은 중단이 아니라 그냥 저축을 안 하는 상태가 된다.

퍼센트를 바꾸면 그것도 예산인가요?

그렇다. 퍼센트는 애초에 작동 원리가 아니었다. 원리는 쓰기 전에 돈이 갈 곳을 정한다는 것, 그리고 여가 지출에 눈에 보이는 천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키는 70/20/10은 작동하는 예산이고, 3주 만에 버린 50/30/20은 아니다. 비율은 내 고정비를 담을 수 있을 만큼만 크면 된다.

고정비 봉투에 잠가둘 항목은 어디까지인가요?

납부일이 있고 이번 달에 내가 바꿀 수 없는 금액이면 전부다. 월세 또는 전세대출 이자, 관리비, 보험료, 통신비, 최소 상환액, 그리고 이미 약정에 묶인 정기 결제. 여기에 이번 달 결제일에 나갈 카드대금을 더한다. 식비와 교통비는 매달 나가긴 해도 고정비가 아니다. 금액이 내 결정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 둘은 변동 봉투에 두는 게 맞고, 그래야 실제로 얼마나 흔들리는지가 보인다.

빠듯할 때 봉투는 몇 개가 적당한가요?

고정비 봉투 하나에 변동 봉투 네다섯 개. 쓸 수 있는 돈이 적을 때 그걸 작은 봉투 여러 개로 쪼개면 몇 개가 일찍 마르고, 계속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기게 되며, 시스템 전체가 고장 난 것처럼 느껴진다. 적은 수의 봉투는 정보량이 적지만 실제로 유지된다. 유지되지 않는 정밀한 분류보다 유지되는 거친 분류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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