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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써야 하나

생활비 통장에 얼마를 두고 나머지는 어디에 둘까

생활비 통장에는 한 달치 지출에 결제 시점 차이를 흡수할 예비비를 더한 만큼만 둔다. 나머지는 손이 한 번 더 가는 곳으로 옮겨서 일상 결제와 섞이지 않게 한다. 통장쪼개기는 이 원리를 계좌로 구현한 방식이고 실제로 잘 작동한다. 다만 목적이 늘어날 때마다 통장을 늘리는 방식은 네다섯 개에서 한계가 온다. 그 지점부터는 통장은 그대로 두고 안에서 봉투로 나누는 편이 낫다.

작동하는 답

생활비 통장에는 한 달치 지출 금액에 여유분을 더한 만큼만 둔다. 여유분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돈이 들어오는 날과 빠지는 날이 정확히 맞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 결제일, 자동이체일, 월급날이 서로 다른 간격으로 배치돼 있어서 잔액이 일시적으로 얇아지는 구간이 생긴다. 그 구간을 메우는 게 예비비다. 나머지 돈은 다른 곳에 둔다. 여기서 어떤 상품에 두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자나 조건은 계속 바뀌고 상품 선택은 각자의 판단이다. 예산 쪽에서 중요한 건 하나, 일상 결제 화면에서 그 돈이 안 보이는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왜 더 두면 안 되나

생활비 통장에 큰 금액이 들어 있으면 잔액이 예산의 자리를 대신한다. 결제 전에 잔액을 보고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게 되는데, 그 잔액에는 아직 나가지 않은 카드 대금, 다음 주 자동이체, 그리고 이름이 붙어 있는 목표 자금이 섞여 있다. 눈에 보이는 숫자가 쓸 수 있는 돈보다 항상 크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매달 조금씩 계획보다 더 쓰게 되고, 그게 몇 달 쌓여야 결과가 보인다. 잔액이 실제 가용액과 비슷하게 유지되면 이 착시가 사라진다. 통장을 얇게 유지하는 목적은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숫자가 진실을 말하게 하기 위해서다.

왜 너무 적어도 안 되나

반대로 너무 얇게 유지하면 다른 종류의 비용이 생긴다. 결제일에 잔액이 부족해 급하게 옮기거나, 자동이체가 실패하거나, 그걸 막으려고 매일 잔액을 확인하며 신경을 쓰게 된다. 특히 카드 결제일은 이번 달 쓴 돈이 다음 달에 빠지는 구조라서, 결제일 직전 잔액이 얇으면 매달 같은 긴장이 반복된다. 그래서 여유분은 낭비가 아니라 마찰을 없애는 장치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결제일 구조와 지출 패턴에 따라 다르니, 지난 석 달 동안 잔액이 가장 낮았던 지점을 확인해서 그 폭을 덮을 만큼으로 잡는다. 한 번 정하면 그 금액은 없는 셈 치고 건드리지 않는다.

통장쪼개기가 잘 되는 지점과 막히는 지점

월급통장에서 생활비, 비상금, 저축으로 자동이체를 걸어 나누는 방식은 실제로 잘 작동한다. 물리적으로 분리되기 때문에 의지가 필요 없고, 기록을 안 해도 굴러간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막히는 지점은 목적의 개수다. 명절, 경조사, 자동차세, 여행, 가전 교체, 병원비를 각각 관리하고 싶어지는 순간 통장 네다섯 개로는 부족해진다. 통장을 계속 늘리면 앱 화면이 복잡해지고 이체를 잊고, 어느 통장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 지점에서 선택이 갈린다. 관리 대상을 줄이거나, 통장은 그대로 두고 그 안을 다른 방법으로 나누거나.

봉투는 통장을 늘리지 않고 같은 일을 한다

봉투 가계부는 통장 개수를 늘리지 않고 목적별 분리를 만든다. 생활비 통장 하나 안에서 스무 개의 봉투를 굴릴 수 있고, 이체가 없으니 잊을 것도 없다. 통장쪼개기와 대립하는 방식이 아니라 층이 다르다. 큰 덩어리는 통장으로 나누고, 생활비 통장 안의 세부는 봉투로 나누는 조합이 대체로 가장 편하다. 대신 봉투 방식은 기록이 필요하다. 쓸 때마다 직접 입력해야 잔액이 맞는다. 그 대가로 얻는 것이 목적 개수의 자유다. 어느 쪽이 낫다기보다, 관리하고 싶은 목적이 몇 개인지가 방식을 정한다.

이번 주에 할 것

지난 석 달 생활비 통장 잔액이 가장 낮았던 날을 확인한다. 그 폭을 덮을 만큼을 예비비로 정하고, 그 금액은 없는 돈으로 취급한다. 그 위에 한 달치 지출을 남기고 나머지는 옮긴다. 그다음 관리하고 싶은 목적을 세어본다. 넷 이하면 통장쪼개기만으로 충분하고, 그보다 많으면 통장은 그대로 두고 봉투로 나눈다. Envelope Budget은 은행 연동 없이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라 통장 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봉투를 만들 수 있고, 예비비 봉투를 홈 화면 위젯에 올려두면 그 돈이 항상 보이면서도 손대지 않게 된다.

자주 묻는 질문

통장은 몇 개가 적당한가?

목적의 개수가 정한다. 월급이 들어오는 통장, 일상 결제용 생활비 통장, 손대지 않을 저축용. 이 셋이면 대부분의 경우 충분하고, 여기에 비상금을 따로 두면 넷이다. 그 이상으로 늘리는 건 목적별 관리를 하고 싶기 때문인데, 그 지점부터는 통장보다 봉투가 관리 비용이 훨씬 낮다. 통장이 여덟 개인데 어디에 뭐가 있는지 매번 확인해야 한다면, 그건 분리가 아니라 분산이다.

비상금은 생활비 통장에 두나, 따로 두나?

성격이 다른 두 가지가 비상금이라는 이름으로 섞여 있다. 하나는 결제일과 입금일의 시차를 메우는 여유분이고 이건 생활비 통장에 있어야 쓸모가 있다. 다른 하나는 실직이나 큰 사고에 대비하는 몇 달치 생활비이고, 이건 일상 화면에서 안 보이는 곳에 있어야 남아 있는다. 같은 통장에 두면 두 번째 것이 조금씩 사라지고, 정작 필요할 때 없다. 금액과 목적이 다르니 자리도 다르게 둔다.

봉투 가계부를 하려면 계좌 간 이체를 해야 하나?

하지 않아도 된다. 봉투는 통장 안의 돈에 이름을 붙이는 방식이라 실제 이체가 필요 없다. 돈은 한 통장에 있고 배정만 나뉜다. 이게 통장쪼개기와의 가장 큰 실무적 차이다. 이체가 없으니 이체를 잊을 일도, 통장 사이에서 돈을 찾아 헤맬 일도 없다. 대신 쓸 때마다 직접 입력해야 잔액이 맞는다. 이체의 수고와 입력의 수고 중 어느 쪽이 자기에게 덜 번거로운지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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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velope Budget은 이 봉투들을 주머니에 넣어준다. 금액을 전부 배정하고, 쓸 때마다 기록하고, 실제로 얼마 남았는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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