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비상금 100만원 모으는 법
첫 비상금 100만원은 3개월이면 월 약 34만원, 6개월이면 월 약 17만원, 10개월이면 월 10만원이다. 실제로 남는 금액에 맞는 기간을 고른다. 이 돈은 갑작스러운 병원비나 고장 난 필수 가전처럼 예고 없는 일에 쓰는 것이지, 명절이나 경조사처럼 날짜를 아는 지출에 쓰는 돈이 아니다. 이 봉투를 살아남게 하는 규칙은 하나다. 쓰고 나면 다른 목표를 재개하기 전에 먼저 되채운다.
세 가지 기간 중에서 고른다
100만원을 3개월에 모으면 월 약 34만원, 6개월이면 약 17만원, 10개월이면 월 10만원이다. 어느 쪽이 옳다는 건 없고, 실제로 매달 남는 금액에 맞춰 고르면 된다. 고르는 방법은 이렇다. 실수령에서 고정비를 빼고, 거기서 식비와 생활비를 뺀 뒤 남는 금액을 본다. 그 금액의 절반쯤을 이 목표에 배정하면 대체로 유지된다. 전부를 배정하면 첫 달에 어긋난다. 그리고 기간을 고른 뒤에는 바꾸지 않는다. 매달 금액을 다시 협상하기 시작하면 이 봉투는 넉 달쯤 뒤에 사라져 있다. 처음 정한 금액이 부담스럽다면 지금 낮추고, 낮춘 금액을 끝까지 유지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기간을 고를 때 계절도 본다. 겨울에는 관리비가 오르고 명절이 낀 달에는 지출이 몰린다. 시작 시점이 그런 달과 겹친다면 첫 달 금액을 조금 낮게 잡고 다음 달부터 정상 금액으로 간다. 첫 달에 한 번 미달하면 그 계획은 대체로 두 달을 못 넘긴다.
이 돈은 무엇에 쓰는가
예고 없이 도착하고, 미룰 수 없고, 안 내면 상황이 더 나빠지는 지출이다. 갑작스러운 병원비, 하루아침에 멈춘 냉장고나 세탁기, 급하게 가야 하는 지방행 교통비, 예상 못 한 차 수리 같은 것이다. 공통점은 예측이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100만원이 모든 상황을 덮어주지는 않지만, 이 금액이 생기는 순간 달라지는 게 하나 있다. 그런 일이 생겼을 때 카드 할부로 넘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할부로 넘기면 다음 달 결제일에 그 금액이 다시 나타나고, 그때 또 여유가 없어서 다시 할부를 쓰게 된다. 이 고리를 끊는 지점이 대략 100만원이다. 그리고 100만원이라는 금액에는 또 하나의 효과가 있다. 예상 밖 지출이 생겼을 때 결정을 돈이 아니라 필요로 내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병원에 갈지 말지, 지금 고칠지 미룰지를 잔액을 보고 정하는 상태에서 벗어나는 지점이 대략 여기다.
이 돈으로 쓰면 안 되는 것
명절, 경조사, 여행, 보험 연납, 자동차 관련 세금, 가전 교체는 전부 여기서 나가면 안 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것들은 언제 오는지 알고 있는 지출이기 때문이다. 알고 있던 지출을 비상금에서 꺼내 쓰기 시작하면 비상금은 몇 년째 같은 자리를 맴돈다. 비상금이 안 모인다고 느끼는 사람 대부분이 실제로는 매달 잘 넣고 있었고, 다만 추석과 결혼식과 보험료를 거기서 냈을 뿐이다. 그래서 이 봉투를 만들 때 비정기 지출 봉투를 같이 만든다. 두 봉투가 나뉘어 있어야 비상금이 진짜 비상 상황을 위해 남아 있게 된다. 그리고 이 구분이 애매한 항목이 있으면 기준은 하나다. 작년에도 있었던 일인가. 작년에도 있었다면 아는 지출이고 비정기 지출 봉투로 간다. 처음 겪는 일이라면 비상금이다. 이 질문 하나로 대부분의 항목이 정리되고, 몇 달만 지나면 판단이 자동으로 된다.
되채우는 규칙이 이 봉투를 살린다
비상금은 한 번 쓰면 그걸로 끝나는 목표가 아니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상태다. 그래서 지금 규칙을 하나 정해둔다. 이 봉투에서 돈을 꺼내면 그다음 달부터는 다른 어떤 목표보다 먼저 이 봉투를 채운다. 여행 저축도, 새 물건 저축도 그동안은 멈춘다. 이 규칙이 없으면 봉투가 60만원까지 떨어진 뒤 그 상태로 몇 달을 머문다. 그리고 다음번 예고 없는 지출이 왔을 때 다시 카드로 넘어간다. 규칙은 미리 정해둘 때만 작동한다. 돈이 필요한 순간에 정하려고 하면 그때는 되채울 계획을 세울 여유가 없다. 그리고 되채우는 동안에는 목표 금액을 낮추지 않는다. 6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목표를 60만원으로 바꾸면 진행률은 100퍼센트가 되지만 실제 방어력은 그대로다. 목표는 100만원으로 두고 진행률이 60퍼센트로 보이게 둔다. 그 숫자가 되채우게 만드는 유일한 신호다.
지금 바꿀 봉투 설정
봉투 하나를 만들고 이름을 비상금, 목표를 100만원으로 둔다. 월급이 들어온 날 정한 금액을 이 봉투에 먼저 넣는다. 남은 걸 넣는 순서로는 거의 매달 남지 않는다. 그리고 같은 자리에서 비정기 지출 봉투를 만들어 명절과 경조사, 연납 항목을 옮겨둔다. 이 두 개가 분리되어야 비상금이 유지된다. 진행률은 퍼센트로 보고, 위젯에 올려두면 매일 한 번은 눈에 들어온다. 이 앱은 계좌를 연동하지 않고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라, 넣는 순간도 꺼내는 순간도 손으로 기록하게 된다. 꺼낸 기록이 남아 있어야 되채우기 규칙이 실제로 작동한다. 그리고 이 봉투에 넣는 금액은 자동이체로 걸어두는 편이 낫다. 금액이 작을수록 의지에 맡기면 건너뛰기 쉽다. 월급날 다음 날에 걸어두고, 봉투에는 그 이체를 기록해서 어느 목표에 속하는지 남긴다. 자동이체는 돈을 옮기고 봉투는 그 돈의 이름을 관리한다.
자주 묻는 질문
비상금이 100만원이면 충분한가요?
충분하지는 않고, 시작으로는 적절하다. 100만원은 갑작스러운 병원비나 가전 고장 정도를 카드 할부 없이 넘길 수 있는 수준이지, 소득이 끊긴 상황을 감당하는 금액은 아니다. 그래서 이 금액은 1단계다. 다음 단계는 필수 생활비 한 달치이고, 그다음이 3개월치다. 다만 순서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처음부터 3개월치를 목표로 잡으면 숫자가 너무 커서 대부분 시작하지 못한다. 100만원은 실제로 도달 가능하고 도달하면 체감이 바뀌는 금액이다.
비상금이 먼저인가요, 빚 갚는 게 먼저인가요?
일반적인 순서는 작은 비상금을 먼저 만들고 그다음에 빚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유는 구조적이다. 완충이 0인 상태에서는 다음에 생기는 예상 밖 지출이 다시 카드로 올라가서, 갚은 만큼 다시 늘어난다. 100만원 정도의 완충이 생긴 뒤에는 금리가 높은 빚부터 정리하는 게 대체로 합리적이다. 소득이 불안정하거나 이직을 앞두고 있다면 비상금을 더 두껍게 가져가는 선택도 방어된다. 어느 쪽이든 정해놓고 하는 게 중요하고, 둘 다 안 하는 상태가 가장 나쁘다.
비상금 100만원을 어디에 두는 게 좋나요?
특정 은행이나 상품을 권하지 않는다. 예산 관점에서 필요한 조건은 두 가지다. 첫째, 생활비가 오가는 통장과 분리되어 있을 것. 둘째, 몇 분 안에 꺼낼 수 있되 한 단계는 거쳐야 할 것. 너무 묶어두면 진짜 필요한 순간에 못 쓰고, 생활비 통장에 두면 반드시 섞인다. 그리고 어디에 두든 이름을 붙인다. 이름 없는 돈은 통장에 있어도 이미 마음속에서 써버린 돈이다.
이 예산을 폰에서 굴리기
Envelope Budget은 이 봉투들을 주머니에 넣어준다. 금액을 전부 배정하고, 쓸 때마다 기록하고, 실제로 얼마 남았는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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