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000만원 모으는 법
1년에 1000만원은 월 약 84만원, 하루 약 2만8천원이다. 1년짜리 목표가 실패하는 이유는 월 금액이 커서가 아니라, 명절과 경조사와 연납 보험료처럼 매달 오지 않는 지출이 목표 봉투를 헐기 때문이다. 매달 나가는 지출 하나를 영구적으로 줄이고, 예정된 큰 지출마다 비정기 지출 봉투를 따로 만들어두면 계획이 열두 달을 버틴다.
열두 달치 산수
1000만원을 12개월로 나누면 월 약 84만원이다. 하루로는 약 2만8천원, 한 주로는 약 19만원이다. 참고로 이 월 금액은 6개월에 500만원을 모으는 계획과 정확히 같다. 같은 월 84만원을 6번 하느냐 12번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래서 1년짜리 계획의 관건은 금액이 아니라 지속이다. 첫 두 달은 대부분 잘 넣는다. 문제는 다섯 번째 달, 여덟 번째 달처럼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은 달에 한 번 건너뛰고 그게 두 번이 되는 순간이다. 그래서 금액을 정하는 것보다 자동으로 빠져나가게 만들고 예정된 큰 지출을 미리 막아두는 게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열두 달짜리 계획에서는 시작 시점도 중요하다. 명절이나 큰 지출이 몰린 달에 시작하면 첫 달부터 미달이 나고, 첫 달 미달은 계획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비교적 평범한 달에 시작해서 두세 달 리듬을 만든 뒤 큰 지출이 있는 달을 맞는 편이 낫다.
네 가지를 잠깐 줄이는 대신 하나를 영구히 줄인다
열두 달은 참는 방식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아니다. 그래서 접근을 바꾼다. 한 달만 참는 절약 네 개보다, 계속 유지되는 절약 한 개가 1년 단위에서는 훨씬 크다.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면서 손대면 다시 안 올라오는 항목을 찾는다. 요금제 구간, 안 쓰는 구독, 중복된 멤버십, 교통 수단 조합 같은 것이다. 한 번 정리하면 매달 별도의 의지 없이 유지된다. 반대로 외식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은 넉 달째에 원래대로 돌아온다. 첫 달에 영구 절감 항목을 확정하고, 그 금액이 그대로 목표 봉투로 간다고 지정하는 게 이 계획의 핵심 작업이다. 그리고 영구 절감 항목은 한 번에 다 찾으려 하지 않는다. 첫 달에 하나, 둘째 달에 하나씩 처리해도 충분하다. 열두 달이 있으므로 서두를 이유가 없고, 한꺼번에 여러 개를 바꾸면 어떤 변화가 실제로 효과를 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1년짜리 목표를 죽이는 지출들
설과 추석이 있다. 부모님 용돈, 선물, 이동 비용, 세뱃돈이 한 번에 몰린다. 경조사가 있다. 결혼식이 봄가을에 몰리고, 부고는 예고 없이 온다. 보험 연납일과 자동차 관련 세금 납부일이 있다. 여기에 여름 휴가, 연말 모임, 가전이나 기기 교체까지 더하면 1년에 큰 지출이 최소 대여섯 번이다. 이 항목들이 예산에 자리가 없으면 전부 목표 봉투에서 나간다. 열두 달 동안 84만원씩 정확히 넣고도 연말에 잔액이 600만원인 사람들이 이 경로를 밟는다. 돈을 못 모은 게 아니라, 모은 돈으로 예정된 지출을 낸 것이다. 그리고 이 항목들은 대부분 날짜를 미리 알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명절과 보험 연납일은 달력에 있고, 결혼식은 청첩장을 받는 시점에 알게 된다. 아는 순간 비정기 지출 봉투에 금액을 배정하면 그 지출은 이미 처리된 것이 된다. 몰라서 못 막는 게 아니라 자리를 안 만들어서 못 막는다.
비정기 지출 봉투가 목표를 지킨다
해결책은 단순하다. 위에 적은 항목들을 각각 별도 봉투로 만들고, 예상 총액을 12로 나눠 매달 조금씩 채운다. 명절 봉투, 경조사 봉투, 보험 연납 봉투, 자동차 관련 봉투, 여행 봉투 정도면 대부분 덮인다. 금액은 남의 평균이 아니라 본인의 작년 기록에서 뽑는다. 카드 내역과 계좌 이체 기록을 12개월치 훑으면 실제로 얼마가 나갔는지 나온다. 그 총액을 12로 나눈 금액이 매달 채울 금액이다. 이렇게 해두면 추석에 목돈이 나가도 목표 봉투는 그대로 있다. 1년짜리 목표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건 대부분 이 한 가지 준비다. 그리고 첫해에는 작년 기록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대략의 금액으로 시작하고 매달 실제 지출을 기록해서 다음 해에 보정한다. 처음부터 정확할 필요는 없고, 자리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목표 봉투를 지켜준다. 두 번째 해부터는 이 계산이 훨씬 정확해진다.
지금 바꿀 봉투 설정
목표 봉투 하나에 1000만원과 12개월 뒤 날짜를 넣고, 월급날마다 84만원을 가장 먼저 옮긴다. 그리고 같은 자리에서 비정기 지출 봉투들을 만든다. 이 작업에 30분쯤 걸리지만 열두 달을 좌우한다. 진행률은 절대 금액보다 퍼센트로 본다. 1000만원 옆에서 84만원은 작아 보이지만 8퍼센트는 작아 보이지 않는다. 위젯을 홈 화면과 잠금 화면에 올려두면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매일 진행률이 눈에 들어오고, 그게 다섯 번째 달을 넘기게 해준다. 그리고 매달 같은 날 짧게 점검한다. 지난달에 넣었는가, 다음 달에 큰 지출이 있는가, 두 가지만 본다. 그리고 매달 점검에 3분만 쓴다. 길게 하려고 하면 안 하게 되고, 안 하면 다섯 번째 달을 못 넘긴다. 넣었는지와 다음 달에 큰 지출이 있는지, 이 두 가지만 확인하면 열두 달 계획은 대부분 굴러간다.
자주 묻는 질문
월 84만원이 평범한 소득에서 현실적인가요?
가구 형태와 주거비에 달렸다. 실수령에서 고정비를 뺀 금액이 84만원을 넘고, 그 위에 식비와 생활비가 남아야 가능하다. 넘지 않는다면 목표를 700만원이나 500만원으로 낮춘다. 1년에 500만원은 월 약 42만원이고 이건 훨씬 많은 가계에서 가능한 금액이다. 목표를 낮추는 것보다 나쁜 건 열두 달 동안 매달 미달하면서 계속 실패한 기분으로 사는 것이다. 도달 가능한 금액을 정해 1년을 완주하면 다음 해 목표는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매달 넣는 게 나은가요, 월급날 바로 빼는 게 나은가요?
월급이 들어온 날 바로 빼는 쪽이 훨씬 잘 유지된다. 한국은 대부분 한 달에 한 번 급여가 들어오므로, 그날이 유일하게 확실한 결정 시점이다. 월말에 남은 걸 모으는 방식은 거의 매달 남지 않는다. 이체를 자동으로 걸어두면 의지를 쓰지 않아도 되고, 봉투 기록은 그 이체를 눈에 보이게 만들어준다. 자동이체는 돈을 옮기고, 봉투는 그 돈이 어느 목표에 속하는지 알려준다. 둘은 대체 관계가 아니라 짝이다.
연말에 목표에 못 미치면 어떻게 하나요?
먼저 이유를 확인한다. 매달 금액을 못 넣은 것인지, 아니면 넣었는데 중간에 헐어 쓴 것인지에 따라 다음 해 계획이 완전히 달라진다. 못 넣은 경우라면 금액이 처음부터 컸던 것이므로 다음 해에는 낮춰 잡는다. 헐어 쓴 경우라면 금액은 맞았고 비정기 지출 봉투가 없었던 것이므로, 다음 해에는 목표 금액을 유지한 채 봉투 구성만 고친다. 두 원인은 처방이 정반대라서 구분이 중요하다. 이걸 알기 위해서라도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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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velope Budget은 이 봉투들을 주머니에 넣어준다. 금액을 전부 배정하고, 쓸 때마다 기록하고, 실제로 얼마 남았는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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