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 가계부 앱과 엑셀 가계부
지금 쓰고 있는 엑셀 가계부가 실제로 굴러가고 있다면 그대로 둔다. 엑셀 가계부가 죽는 이유는 대개 의지가 아니라 위치다. 파일은 노트북에 있고 돈은 밖에서 쓴다. 그래서 입력이 주말로 밀리고, 밀린 입력은 기록이 아니라 기억을 더듬는 복원이 된다. 현실적인 절충은 달 중에는 폰으로 기록하고, 달이 끝나면 엑셀이나 PDF로 내보내 엑셀을 보관과 분석 자리에 두는 것이다.
굴러가는 엑셀이 새 앱보다 낫다
우리는 봉투 가계부 앱을 만들어 파는 쪽이지만 이 말부터 한다. 지금 실제로 갱신하고 있는 엑셀 가계부가 있다면 바꾸지 않는다. 옮기는 비용은 처음 한 시간의 설정이 아니다. 새 도구가 어색한 서너 주 동안 기록이 엉성해지는 것이고, 가계부는 무엇으로 만들었든 기록이 엉성해지는 순간 죽는다. 엑셀이든 구글 스프레드시트든 이 목적에서는 같은 답이니 하나로 묶어서 본다. 물어볼 값어치가 있는 질문은 어느 도구가 더 나으냐가 아니다. 내 파일이 오늘 기준으로 맞는 숫자냐, 아니면 몇 달 전에 멈췄기 때문에 지금 이 페이지를 읽고 있느냐다. 후자라면 문제는 양식이 아니라 입력이 일어나는 자리다. 새 양식을 하나 더 받아도 같은 자리에서 다시 멈춘다.
엑셀 가계부가 죽는 건 의지가 아니라 위치 때문이다
파일은 내가 없는 곳에 있다. 노트북이다. 그리고 그 파일이 필요한 순간은 계산대 앞이다. 그래서 입력이 미뤄지고, 미뤄진 입력은 주말 한 번에 몰아 하는 작업이 된다. 몰아서 하는 순간 그건 기록이 아니라 복원이다. 카드 내역이나 기억으로 지난 일주일을 되짚는 일이고, 정확도도 떨어지지만 무엇보다 행동이 바뀌는 효과가 통째로 사라진다. 수요일에 산 걸 일요일에 적으면서 사지 말걸 하고 되돌린 사람은 없다. 그러다 한 번 주말을 건너뛰면 밀린 게 2주가 되고, 파일은 조용히 가계부를 쓰던 시절의 기록으로 바뀐다. 한국에서는 여기에 한 칸이 더 붙는다. 카드로 쓴 돈은 다음 달 결제일에 통장에서 빠지기 때문에, 몰아서 맞추려는 순간 소비 시점과 통장 시점이 어긋나 있다.
엑셀이 확실히 더 나은 것
에두르지 않고 적는다. 내가 직접 짠 수식은 어떤 앱도 못 따라온다. 앱은 사용자가 뭘 원하는지 추측해야 하지만 스프레드시트는 추측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분류도 완전히 자유롭다. 남들은 안 쓰는 이상한 항목이 내 생활에는 맞을 수 있고, 엑셀은 그걸 그대로 받아준다. 공짜다. 30년 뒤에도 열리는 형식으로 들고 다닐 수 있다. 회사가 중간에 끼지 않으니 해지할 것도 없다. 링크 하나로 배우자와 같은 파일을 같이 고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여러 기기에서 열린다. 집 안에 아이폰이 아닌 기기가 있으면 이게 결정적이다. 전부 실제 장점이고, 이걸 깎아내리는 사람은 뭔가를 팔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팔고 있어서 일부러 다 적어둔다.
폰이 더하는 것
세 가지고, 셋 다 분석이 아니라 결제 직전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다. 첫째, 잔액이 주머니 안에 있다. 결정을 바꿀 수 있는 숫자가 결제 뒤가 아니라 결제 전에 손에 있다. 둘째, 입력이 몇 초짜리라서 서서도 끝난다. 그래서 몰아 쓰는 일로 넘어가지 않는다. 셋째, 봉투 잔액을 홈 화면과 잠금 화면 위젯에 띄워둘 수 있어서 식비에 얼마 남았는지 확인하는 비용이 앱 실행과 스크롤이 아니라 눈길 한 번이 된다. 이 중 어느 것도 계산을 더 정확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계산이 지금 기준으로 맞을 확률을 올릴 뿐이다. 그런데 가계부에서 실제로 중요했던 건 지금까지 늘 그것뿐이었다. 여기에 한국에서만 붙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카드로 쓴 돈은 다음 달 결제일에 통장에서 빠지기 때문에, 소비한 순간에 적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통장 내역만 보고는 그 돈이 어느 달의 지출이었는지 되짚기가 어렵다. 쓴 그 자리에서 봉투를 깎아두면 그 문제가 애초에 생기지 않는다.
대부분에게 맞는 절충
달 중에는 앱으로 기록한다. 돈을 쓰는 순간이 거기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달이 끝나면 엑셀이나 PDF로 내보내서, 스프레드시트를 보관 자리이자 분석 자리로 쓴다. 몇 년치 추이, 직접 만든 비정기 지출 계산 모델처럼 어떤 가계부 앱도 대신 해주지 않는 일은 거기서 한다. 내보내기는 무료 구간이 아니라 Plus에 들어 있으니, 매달 파일로 남기는 게 흐름의 핵심이라면 그건 미리 계산에 넣는다. 이 분업은 두 도구를 각자 잘하는 자리에 둔다. 폰은 채집 도구다. 스프레드시트는 작업대다. 그리고 작업대는 계산대 앞에 들고 갈 물건이 아니다. 두 도구를 굳이 맞춰보려고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달 중에 앱에 적은 것과 엑셀에 남긴 보관본이 서로 다른 숫자를 말하기 시작하면 결국 둘 다 안 보게 된다. 앱이 그달의 유일한 원본이고 엑셀은 마감된 달만 받는다고 정해두면 어긋날 자리가 없다. 마감은 급여일이 아니라 카드 결제일까지 지나간 뒤로 잡는 편이 깔끔하다.
열 이름만 바뀐다
옮긴다고 해서 만들어둔 게 없어지지는 않는다. 모양만 바뀐다. 분류 열은 봉투 이름이 된다. 예산 열은 채우기가 된다. 이번 급여에서 그 봉투로 실제로 배정한 금액이다. 지출 열은 그 봉투에 기록하는 거래가 된다. 잔액 열은 봉투 잔액이 되는데, 수식으로 구하던 숫자를 이제는 그냥 읽는다. 스프레드시트에 대응이 없는 열이 딱 하나 있다.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다. 봉투가 바닥나면 다른 봉투나 아직 배정 안 된 돈에서 옮겨 채우게 되고, 앱은 그 출처를 같이 남긴다. 대부분의 엑셀 가계부가 조용히 뭉개는 줄이 바로 이 줄이고, 초과 지출이 실제로 무엇을 깎아 먹었는지 알려주는 줄도 이 줄이다. 옮길 때 한 번에 다 옮기지 않아도 된다. 지난달 시트에서 금액이 큰 항목 여섯에서 열 개만 봉투로 만들고 나머지 자잘한 열은 한동안 그냥 둔다. 짜둔 수식이 아까우면 시트를 지우지 말고 이번 달부터 입력만 앱에서 한다.
자주 묻는 질문
엑셀이 가계부 앱보다 나은가요?
분석에서는 그렇고, 비교도 안 된다. 내 상황에 맞게 직접 짠 수식을 이길 앱 기능은 없다. 기록에서는 아니다. 파일은 노트북에 있고 돈은 그 노트북에서 떨어진 곳에서 나가기 때문이다. 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데이터는 있는데 패턴이 안 보이는 쪽에서 가계부가 무너졌다면 스프레드시트가 답이다. 최신 숫자 자체가 없는 쪽에서 무너졌다면 엑셀을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도 소용이 없고, 들고 다니는 물건이 답이다.
앱에 넣은 걸 엑셀로 다시 뺄 수 있나요?
된다. 엑셀과 PDF로 내보낼 수 있고 요약, 거래 내역, 월별 보기가 들어간다. 이건 무료 구간이 아니라 Plus에 포함된다. 앱 안에서 내 숫자를 전부 읽는 건 계속 무료고, Plus가 사는 건 그걸 파일로 꺼내는 일이다. 엑셀 보관본을 계속 쌓아두는 게 일하는 방식의 핵심이라면 시작하기 전에 이걸 계산에 넣는다. 매달 내보내기는 하고 싶은 날 바로 할 수 있어야 습관이 된다.
엑셀 갱신을 자꾸 까먹는데 어떻게 하나요?
주 1회 몰아 쓰기에 기대는 걸 그만둔다. 그 시간 자체가 고장 지점이다. 기록을 들고 다니는 물건으로 옮기거나, 입력을 주차장에서 10초 안에 끝낼 수 있는 크기로 줄이고 정산은 월 1회만 한다고 인정한다. 끝까지 엑셀 안에서 해결하고 싶다면 폰에서 열리는 입력 양식이나 모바일에서 고칠 수 있는 사본을 두고, 가게를 나오기 전에 적는다는 고정된 신호를 붙인다. 다음 주말에는 더 오래 앉아 있겠다는 다짐만 안 통한다.
이 예산을 폰에서 굴리기
Envelope Budget은 이 봉투들을 주머니에 넣어준다. 금액을 전부 배정하고, 쓸 때마다 기록하고, 실제로 얼마 남았는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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