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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용돈을 고정 봉투로 만드는 법
부모님께 매달 보내는 돈은 성격상 통신비나 보험료와 같다. 금액이 정해져 있고, 날짜가 정해져 있고, 한 번 시작하면 줄이기 어렵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걸 예산에 넣지 않고 그달 남는 돈에서 보낸다. 그러면 매달 여유가 없어지는 이유를 알 수 없게 된다. 해야 할 일은 세 가지다. 금액을 형제와 미리 맞추고, 고정 봉투로 분리해 생활비와 경쟁시키지 않고, 명절과 생신처럼 튀는 달은 비정기 지출 봉투로 따로 빼둔다.
이건 변동비가 아니라 고정비다
부모님께 드리는 돈을 예산에 못 넣는 사람이 많은데, 대개 이유가 감정적이다. 금액을 숫자로 적어놓는 게 계산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적어놓지 않으면 벌어지는 일은 정반대다. 그달 여유가 있으면 많이 드리고 빠듯하면 미루게 되는데, 그 흔들림이 오히려 관계를 불편하게 만든다. 매달 같은 날 같은 금액이 자동이체로 나가면 본인도 부모님도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예산 관점에서도 이게 맞다. 이 돈은 매달 나가고, 금액이 일정하고, 임의로 건너뛸 수 없다. 정의상 고정비이고 통신비나 보험료와 같은 칸에 들어가야 한다.
금액은 형제와 먼저 맞춘다
얼마가 적당한지 알려주는 숫자는 여기 없다. 소득도 다르고 부모님 상황도 다르고 형제 수도 다르기 때문에, 평균 하나를 적어놓으면 누군가는 죄책감을 느끼고 누군가는 무리하게 된다. 대신 순서는 분명하다. 혼자 정하기 전에 형제와 이야기한다. 각자 다른 금액을 다른 시점에 보내면 부모님 입장에서도 수입이 불규칙해지고, 형제 사이에도 말 못 할 감정이 쌓인다. 총액을 먼저 정하고 각자 부담을 나누는 방식이 가장 깔끔하다. 소득 차이가 크면 균등하게 나눌 필요도 없다.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라 합의된 금액이라는 점이고, 합의되면 그 순간 예산에 넣을 수 있는 숫자가 된다.
정기와 비정기를 분리한다
매달 나가는 용돈과 특별한 날에 나가는 돈은 다른 봉투에 들어가야 한다. 명절이 두 번, 생신이 두 분이면 네 번, 어버이날에 한 번, 여기에 병원비나 여행 지원이 붙을 수 있다. 이 돈들을 매달 용돈 봉투에서 꺼내면 그달만 폭발한다. 고정 봉투에는 매달 같은 금액만 두고, 특별한 날 몫은 연 총액을 12로 나눠 비정기 지출 봉투에 쌓는다. 어느 날에 얼마가 나갈지는 미리 대략 정해둔다. 이 분리를 하고 나면 5월과 명절이 있는 달이 더 이상 예외적인 달이 아니게 된다. 이미 그 돈은 몇 달 전부터 다른 봉투에 쌓여 있기 때문이다.
금액을 바꿔야 할 때가 온다
이 지출은 방향이 대체로 한쪽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기보다 늘어나기 쉽고, 부모님 건강이나 은퇴 시점에 따라 성격이 아예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처음 금액을 정할 때 여유 없이 최대치로 잡으면 나중에 조정할 여지가 없다. 반대로 소득이 오르거나 형제 상황이 바뀌면 올릴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조정은 그달 통장 사정을 보고 즉흥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정해진 시점에 한다. 1년에 한 번, 연초나 본인 소득이 바뀌는 시점에 이 줄을 다시 본다. 그때 형제와 다시 이야기한다. 조정이 예정된 이벤트가 되면 서로 꺼내기가 훨씬 쉬워진다.
봉투: 고정 하나, 비정기 하나
봉투 두 개를 만든다. 하나는 부모님 용돈으로, 매달 같은 금액이 들어가고 급여일 직후 자동이체로 나가게 맞춘다. 다른 하나는 부모님 특별 지출로, 명절과 생신, 어버이날의 연 총액을 12로 나눈 금액을 매달 넣는다. 두 봉투를 나누는 이유는 하나다. 합쳐두면 특별한 달의 초과가 매달 용돈을 흔들고, 결국 어느 쪽도 지켜지지 않는다. Envelope Budget은 계좌를 연동하지 않고 직접 입력하는 앱이라, 현금이나 상품권처럼 계좌에 흔적이 남지 않는 방식으로 드린 돈도 같은 봉투에 기록된다. 1년이 쌓이면 다음 해 금액을 정할 때 근거가 생긴다.
자주 묻는 질문
부모님 용돈은 얼마가 적당한가요?
여기서 금액을 말하지 않는 건 자료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 숫자가 곧 사회적 기준처럼 작동하기 때문이다. 소득, 형제 수, 부모님의 소득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답이 완전히 달라진다. 실용적인 순서는 이렇다. 본인의 실수령에서 고정비를 뺀 뒤 매달 흔들림 없이 보낼 수 있는 금액의 상한을 먼저 구하고, 그 안에서 형제와 총액을 논의한다. 무리한 금액을 시작하면 결국 몇 달 뒤에 줄이게 되는데, 줄이는 쪽이 훨씬 어렵다.
형제마다 금액이 다르면 어떻게 하나요?
다른 게 문제가 아니라 서로 모르는 게 문제다. 소득이 다르면 부담도 다른 게 자연스럽다. 부모님께 필요한 총액을 먼저 정하고, 그 총액을 각자 사정에 맞게 나누는 순서로 가면 금액 차이가 갈등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총액 논의 없이 각자 알아서 보내면 누가 얼마를 보내는지에 대한 추측이 쌓인다. 한 번의 어색한 대화가 몇 년치 어색함보다 싸다.
지금 형편에 매달 보내기 어려우면요?
금액을 낮추더라도 규칙적으로 만드는 쪽이 낫다. 예산 관점에서 최악은 어떤 달은 많이, 어떤 달은 0인 상태다. 그 상태에서는 본인 예산도 안 맞고 부모님도 계획을 못 세운다. 감당 가능한 금액을 정해 고정 봉투로 만들고, 소득이 오르면 정해진 시점에 올린다. 그리고 돈이 아닌 방식으로 하는 지원도 실제 가치가 있다. 그건 예산 문서가 판단할 영역이 아니라 가족이 정할 영역이다.
이 예산을 폰에서 굴리기
Envelope Budget은 이 봉투들을 주머니에 넣어준다. 금액을 전부 배정하고, 쓸 때마다 기록하고, 실제로 얼마 남았는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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