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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추석 명절 비용, 사람들이 빠뜨리는 여섯 갈래
명절이 예산을 무너뜨리는 이유는 금액이 커서가 아니라, 1년에 두 번 그달 생활비 위에 통째로 얹히기 때문이다. 나가는 돈은 대체로 여섯 갈래다. 부모님 용돈, 양가와 직장 선물세트, 세뱃돈, 차례상이나 제사 장보기, 장거리 이동, 그리고 옷과 미용. 이 여섯을 한 장에 적고 항목마다 내가 정한 상한을 붙인 뒤, 두 명절 합계를 12로 나눠 매달 비정기 지출 봉투에 넣는다. 명절 당일에 새로 결정할 일이 하나도 남지 않는 것이 목표다.
명절이 예산을 무너뜨리는 진짜 이유
명절 지출은 예상 못 한 지출이 아니다. 날짜가 몇 달 전부터 달력에 박혀 있는데도 매번 예산을 무너뜨린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평소 생활비를 줄이는 게 아니라 그 위에 통째로 얹힌다. 명절이라고 식비나 교통비가 사라지지 않는다. 둘째, 항목이 하나가 아니라 여섯 갈래로 흩어져 있어서 각각은 작아 보이고 합계는 볼 일이 없다. 선물세트 결제, 기차표 결제, 용돈 인출이 서로 다른 날 다른 방식으로 빠져나가면 머릿속에서 절대 합산되지 않는다. 그래서 명절이 끝난 다음 달 카드 명세서에서야 규모를 알게 된다. 해법은 절약이 아니라 합산을 먼저 하는 것이다.
여섯 갈래로 쪼개 한 장에 적는다
종이 한 장이든 앱이든 상관없다. 여섯 줄을 만든다. 첫째 부모님 용돈, 양가를 따로 적는다. 둘째 선물세트, 여기는 양가뿐 아니라 직장과 거래처, 친척까지 받는 사람 수를 세는 게 핵심이다. 셋째 세뱃돈이나 조카 용돈, 명수를 먼저 센다. 넷째 차례상이나 제사 장보기, 명절 장은 평소 장보다 단가가 오르는 시기라 평소 식비 봉투로 대면 반드시 터진다. 다섯째 이동, 기차나 고속버스 예매, 자차라면 주유와 통행료, 렌터카까지. 여섯째 옷과 미용, 인정하기 싫지만 명절 전에 실제로 나가는 돈이다. 여섯 줄을 다 적기 전까지는 어떤 절약도 시작하지 않는다.
금액은 남이 정해줄 수 없다
명절에 얼마가 적당한지 알려주는 표는 믿지 않는 게 좋다. 지역, 형제 수, 부모님 상황, 직장 분위기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숫자를 평균 하나로 눌러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방법은 있다. 작년에 실제로 나간 금액을 계좌 이체 내역과 카드 명세서에서 찾아 그대로 적는다. 기억이 아니라 기록이다. 그다음 항목마다 올해 상한을 내가 정한다. 상한은 사람 단위로 정하는 게 가장 잘 지켜진다. 조카 한 명당 얼마, 선물세트 한 건당 얼마 식이다. 총액만 정하면 대상이 한 명 늘어날 때마다 조용히 넘친다. 형제가 있다면 이 상한은 혼자 정하는 것보다 미리 맞춰두는 편이 낫다.
받는 돈은 예산에 넣지 않는다
명절은 돈이 양방향으로 움직인다. 부모님이 주시는 돈, 친척이 아이에게 주는 세뱃돈, 회사 명절 상여가 들어오기도 한다. 여기서 흔한 실수가 들어올 돈을 미리 계산에 넣고 나갈 돈을 짜는 것이다. 들어오는 쪽은 금액도 시점도 내가 통제할 수 없다. 안 들어오면 그 차액은 곧바로 다음 달 카드값이 된다. 나가는 예산은 들어오는 돈이 없다는 가정으로 짠다. 실제로 들어온 돈은 그때 별도로 배정한다. 아이가 받은 세뱃돈은 아이 이름의 저축 목표로 바로 보내고, 상여가 들어오면 이미 이름을 정해둔 봉투로 보낸다. 그래야 명절이 끝난 뒤 통장에 이유 없이 남았다가 사라지는 돈이 없다.
봉투: 두 명절 합계를 12로 나눈다
여섯 줄의 상한을 더하면 명절 한 번의 총액이 나온다. 설과 추석을 더하면 연 총액이고, 12로 나누면 매달 비정기 지출 봉투에 넣을 금액이다. 이 봉투는 명절이 아닌 달에도 계속 채운다. 채우지 않는 달이 생기는 순간 이 방식은 무너진다. 봉투 이름은 그냥 비정기 지출이 아니라 명절이라고 붙이는 게 좋다. 이름이 붙은 봉투는 다른 데 헐리지 않는다. Envelope Budget은 계좌를 연동하지 않고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라, 명절 지출을 그 자리에서 찍어 넣으면 남은 잔액이 홈 화면과 잠금 화면 위젯에 바로 보인다. 명절 당일 매장 앞에서 얼마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이 봉투의 실제 쓸모다.
자주 묻는 질문
명절 비용은 보통 얼마나 드나요?
여기서 평균을 말해주지 않는 이유가 있다. 명절 비용은 형제 수, 조카 수, 부모님 거주지, 직장 관행에 따라 몇 배씩 차이가 나서 평균값이 본인에게 맞을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대신 확실한 숫자는 이미 갖고 있다. 작년 설과 추석 앞뒤 3주 동안의 계좌 이체 내역과 카드 명세서를 열어 명절 관련 지출만 골라 더한다. 그게 본인의 실제 금액이고, 올해 예산의 출발점이다.
세뱃돈이나 용돈 금액을 어떻게 정하나요?
총액이 아니라 사람 단위로 정한다. 조카나 아이 한 명당 얼마, 부모님 한 분당 얼마를 먼저 정하고 명수를 곱한다. 이렇게 해야 갑자기 한 명이 늘어도 예산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즉시 보인다. 관계별로 두세 단계 정도 등급을 나눠두면 현장에서 망설이지 않는다. 형제가 있다면 명절 전에 서로 맞춰두는 게 좋다. 각자 다른 금액을 준비하면 그 자체가 다음 명절의 부담이 된다.
명절 지출을 식비 봉투에서 쓰면 안 되나요?
안 된다. 정확히는, 그렇게 하면 매년 같은 자리에서 무너진다. 명절 장보기는 평소 식비와 성격이 다르다. 품목도 수량도 다르고 그달 평소 식비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식비 봉투에 얹으면 명절이 있는 달의 식비가 초과로 뜨고, 그 초과분은 결국 다른 봉투에서 끌어오게 된다. 명절이라는 별도 봉투를 만들고 1년 내내 조금씩 채우는 편이 훨씬 조용하다.
명절 준비를 시작할 시점은 언제인가요?
지출을 시작하는 시점이 아니라 적립을 시작하는 시점을 물어야 한다. 적립은 지난 명절이 끝난 다음 달부터다. 실제 준비, 그러니까 예매와 선물 주문은 대체로 성수기 단가가 오르기 전이 유리하지만 그건 항목마다 다르다. 확실한 건 명절 2주 전에 목록을 처음 쓰기 시작하면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목록은 지난 명절 직후에 그대로 복사해두는 게 가장 편하다.
이 예산을 폰에서 굴리기
Envelope Budget은 이 봉투들을 주머니에 넣어준다. 금액을 전부 배정하고, 쓸 때마다 기록하고, 실제로 얼마 남았는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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