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단위냐 월 단위냐, 기준은 월급날이다
고정비와 저축은 월 단위로 두고, 실제로 초과되는 두세 항목만 주 단위로 내린다. 대개 식비, 외식·배달, 여가다. 그리고 한국에서 한 주기는 달력 1일이 아니라 월급날부터 다음 월급날까지다. 월 단위는 고지서가 오는 방식과 맞고 결정할 게 적지만 첫 주에 무너져도 28일까지 모른다. 주 단위는 교정 시점을 네 번 준다. 주 단위 금액을 낼 때는 4가 아니라 4.33으로 나눈다.
한 주기의 시작은 달력 1일이 아니다
이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한국에서 먼저 고쳐야 할 게 하나 있다. 대부분의 가계부 앱과 글이 달력 기준으로 한 달을 센다. 그런데 실제로 내 돈이 다시 채워지는 날은 1일이 아니라 월급날이다. 25일에 월급을 받는 사람에게 한 주기는 25일부터 다음 25일까지이고, 달력의 말일은 아무 의미가 없는 날짜다. 주기를 월급날에 맞추면 남은 잔액이 실제로 얼마나 버텨야 하는지가 바로 읽힌다. 반대로 달력에 맞춰두면 매달 며칠씩 어긋난 상태로 계산하게 되고, 그 어긋남이 월말에 돈이 없는 이유처럼 보인다. 부부라면 두 사람의 월급날이 다를 수 있다. 그럴 때는 더 이른 쪽을 주기 시작으로 잡고, 늦게 들어오는 쪽은 그 주기 안에서의 추가 입금으로 다룬다. 주 단위든 월 단위든, 시작점은 월급날로 옮긴다.
진짜 중요한 축
주 단위와 월 단위를 비교하는 글은 대개 품이 얼마나 드느냐를 놓고 다툰다. 더 쓸모 있는 질문은 다르다. 내가 틀린 상태로 얼마나 오래 있다가 알게 되는가. 월 단위에서는 그 답이 최대 30일이다. 첫 주에 식비를 크게 넘겨놓고도 괜찮다고 느끼다가, 28일에 남은 게 없다는 걸 발견한다. 주 단위에서는 그 답이 7일이다. 망친 한 주가 망친 한 주로 끝나고 망친 한 달이 되지 않는다. 품의 차이는 실재하지만, 이 지연 시간의 차이가 실제로 결과를 가른다. 그래서 주기를 고를 때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이 항목에서 내가 틀렸다는 걸 며칠 안에 알아야 하는가. 답이 한 달이어도 괜찮은 항목과 그렇지 않은 항목이 확실히 갈린다.
월 단위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월 단위는 납부일이 있는 모든 것에 대해 현실과 맞는다. 주거비, 관리비, 보험료, 통신비, 정기 결제, 대출 상환은 월 단위로 오므로 월 단위로 잡으면 변환도 계산도 필요 없다. 요구하는 것도 가장 적다. 계획 한 번, 점검 한 번. 약점은 변동 지출에 몰려 있다. 월 단위 식비 봉투는 둘째 날에 내 앞에 놓인 큰 숫자이고, 큰 숫자는 실제보다 여유 있어 보인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문제가 하나 더 붙는다. 카드로 쓴 돈은 다음 달 결제일에 빠지므로, 월 단위 잔액만 보고 있으면 이미 쓴 돈과 아직 안 나간 돈이 한 화면에서 섞인다. 카드대금은 별도 봉투로 떼어놓아야 이 착시가 사라진다.
주 단위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주 단위는 큰 숫자를 작은 숫자로 바꾸고, 작은 숫자는 존중받는다. 이번 주에 쓸 식비가 이만큼이고 더는 없다는 걸 알면 마트에서의 결정이 달라진다. 그리고 교정 시점을 넷으로 늘린다. 한 주를 망쳐도 월말의 비상사태가 아니라 다음 주를 조이는 것으로 답할 수 있다. 비용도 실재한다. 주 단위는 계획하는 순간이 한 번이 아니라 네 번이라는 뜻이고, 고지서에는 맞지 않는다. 주거비를 4로 나눠 매주 내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모든 것을 주 단위로 내리는 건 대개 실수다. 주 단위가 값어치를 하는 자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작은 결정이 벌어지는 항목뿐이다. 한 달에 한 번 크게 나가는 항목을 주 단위로 쪼개면 관리 비용만 늘고 얻는 게 없다.
대부분이 결국 도착하는 조합
안정적인 답은 하나의 주기가 아니라 둘이다. 고정비와 저축은 월 단위로 두고 월급날에 채운다. 월 단위로 오고 감시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초과되는 두세 항목만 주 단위로 내린다. 대부분의 가구에서는 식비, 외식·배달, 그리고 여가다. 이건 그냥 식비에 주간 한도를 걸어보라는 흔한 조언과 다르다. 여기서는 주기 자체가 항목마다 다르게 배정되고, 각 항목은 자기 성격에 맞는 주기를 갖는다. 통신비를 주 단위로 볼 이유가 없고, 배달비를 월 단위로 볼 이유도 없다. 비정기 지출은 세 번째 주기에 해당한다. 명절과 경조사는 주도 달도 아니라 1년을 열둘로 나눈 조각으로 다뤄야 한다. 처음부터 세 주기를 다 세우려 하지 않는다. 월 단위부터 세우고 한 달을 굴린 다음, 그달에 가장 크게 넘친 항목 하나만 주 단위로 내린다. 나머지는 그대로 둔다.
다섯째 주 문제와 봉투 세팅
1년은 52주이고 12개월이므로 한 달은 평균 4주가 아니라 약 4.33주다. 월 금액을 4로 나눠 주간 채움을 만들면 1년에 48주를 채우고 52주를 살게 되고, 대략 4주가 자금 없이 남아 채움 날짜가 다섯 번 오는 달에 문제로 드러난다. 정직한 해법은 둘이다. 4.33으로 나눠 매주 조금씩 작게 채우거나, 4로 나누되 다섯 번째 채움 날짜를 미리 예산에 넣어두는 것이다. 실제 세팅은 이렇게 한다. 고정비 봉투와 저축 목표는 월급날 한 번 채우고, 식비와 외식·배달과 여가는 요일을 정해 매주 채우되 월 금액을 4.33으로 나눈 금액을 쓴다. 예를 들어 월 식비가 60만원이면 주간 채움은 약 13만 8천원이다. 주 봉투가 주중에 비면 교정은 다음 주에서 한다. 다른 봉투에서 끌어오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예산 주기를 꼭 월급날에 맞춰야 하나요?
맞추는 쪽이 훨씬 편하다. 돈이 다시 채워지는 날이 주기의 시작이어야 남은 잔액이 며칠을 버텨야 하는지가 바로 읽히기 때문이다. 다만 고지서 납부일이 달 초에 몰려 있고 월급날이 달 말이라면, 고정비 봉투를 한 주기 앞서 채워두는 방식으로 시차를 흡수한다. 즉 이번 달 월급으로 다음 달 초에 나갈 고정비를 미리 채운다. 한 번만 앞당겨두면 그 뒤로는 계속 한 칸씩 앞서 굴러간다.
과소비에는 주 단위가 더 나은가요?
작은 결정이 여러 번 벌어지는 변동 지출이라면 대체로 그렇다. 숫자가 작고 피드백이 빠르기 때문이다. 일주일치 식비는 계산대 앞에서 머릿속에 담아둘 수 있는 숫자이지만 한 달치 식비는 그렇지 않다. 반대로 크고 드문 지출에는 도움이 안 된다. 가전이나 여행처럼 한 번에 큰 금액이 나가는 건 주간 한도로 막히지 않고, 비정기 지출 봉투에 미리 쌓아두는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
한 주가 끝나고 남은 돈은 어떻게 하나요?
규칙을 미리 정하고 지킨다. 다음 주로 이월하는 쪽이 부드럽고 식비에 특히 잘 맞는다. 장 보는 주기가 요일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은 돈을 저축이나 비정기 지출 봉투로 쓸어 담는 쪽은 더 엄격하고, 주말에 남은 걸 다 써버리는 습관을 막아준다. 어느 쪽이든 매주 그때그때 정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그때그때 정하면 항상 쓰는 쪽으로 결정된다.
카드값은 주 단위로 봐야 하나요, 월 단위로 봐야 하나요?
카드대금 자체는 결제일에 한 번 빠지므로 월 단위다. 다만 카드로 쓰는 행위는 주 단위 봉투에서 즉시 차감한다. 이 둘을 분리하는 게 핵심이다. 카드를 긁는 순간 해당 봉투를 줄이고, 그 금액만큼을 카드대금 봉투에 옮겨둔 뒤 결제일까지 손대지 않는다. 그러면 주간 잔액은 지금 쓸 수 있는 돈만 보여주고, 결제일에는 이미 준비된 돈이 나간다. 결제일이 언제인지는 각자 카드사 명세서에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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