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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 목표

월급의 절반을 저축하는 법

월급의 절반을 저축한다는 건 금액 목표가 아니라 비율 목표이고, 절제력이 개입하기 전에 고정비가 이미 답을 정해놓는다. 절반을 저축하면 나머지 절반 안에 모든 지출이 들어가야 한다. 주거비만 실수령의 35퍼센트를 가져가면 남는 15퍼센트로 식비, 교통비, 통신비, 보험료, 대출 상환까지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실제 지렛대는 주거비 비중, 교통 수단, 가구 인원이다.

계산이 반대 방향으로 진행된다

보통의 저축 목표는 쓰고 남은 것을 모으는 방향이지만, 저축률 50퍼센트는 반대로 계산한다. 실수령의 절반을 먼저 떼어놓고, 남은 절반 안에 모든 지출이 들어가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실수령이 300만원이면 150만원으로 주거비, 관리비, 공과금, 식비, 교통비, 통신비, 보험료, 여가까지 전부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이 목표는 아껴 쓰겠다는 결심이 아니라 지출 구조가 그 안에 들어가느냐의 문제다. 먼저 지금의 월 지출 합계를 적고 실수령의 절반과 비교해본다. 차이가 크면 습관을 고치는 문제가 아니라 큰 항목 하나를 바꿔야 하는 문제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 비교를 한 번 해보면 대부분 두 가지 중 하나를 알게 된다. 지금 구조에서 가능한지, 아니면 어느 항목이 얼마나 커서 불가능한지다. 두 번째 경우에 필요한 건 더 강한 결심이 아니라 그 항목에 대한 결정이다. 결심으로 해결되는 종류의 차이가 아니다.

주거비가 이 목표의 대부분을 결정한다

실수령의 절반 안에 모든 지출을 넣으려면 주거비가 얼마나 차지하느냐가 결정적이다. 주거비가 실수령의 35퍼센트라면 남은 15퍼센트로 나머지 전부를 감당해야 하는데, 이건 대부분의 경우 불가능하다. 반대로 주거비가 10퍼센트대라면 이 목표는 갑자기 현실적인 범위로 들어온다. 한국에서는 주거 형태에 따라 이 비율의 구성 자체가 다르다. 월세는 매달 나가는 임차료와 관리비가 지출이고, 전세는 보증금이 자산으로 묶인 채 대출 이자와 관리비가 지출이 된다. 어느 쪽이든 매달 나가는 현금 기준으로 계산해야 비교가 된다. 보증금 자체는 매달 나가는 돈이 아니므로 이 비율 계산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저축률이 높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절약이 아니라 주거비 비중이 낮다는 것이다. 본가에 있거나, 회사 근처의 작은 집을 고르거나, 두 사람이 하나의 주거비를 나눈다. 이건 아껴 쓰는 문제가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이고, 그 결정을 바꾸지 않으면 비율도 잘 바뀌지 않는다.

나머지 두 지렛대, 교통과 가구 인원

주거비 다음으로 큰 영향을 주는 게 교통 수단이다. 자동차를 유지하면 할부금이나 감가, 보험료, 유류비, 주차비, 정비비, 자동차 관련 세금이 한꺼번에 붙는다. 대중교통 중심으로 사는 경우와 비교하면 매달 나가는 금액의 차이가 크고, 이건 절약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세 번째 지렛대는 가구 인원이다. 주거비와 관리비, 공과금은 인원이 늘어도 비례해서 늘지 않기 때문에 두 사람이 함께 살면 1인당 고정비가 내려간다. 반대로 아이가 있으면 육아와 교육 관련 지출이 새로 생기고 이건 대체로 조정이 어렵다. 이 세 가지를 빼고 저축률 50퍼센트를 논하는 건 의미가 없다. 그리고 세 지렛대는 서로 얽혀 있다. 회사에서 먼 집은 주거비가 싸지만 교통비와 시간이 늘고, 차를 유지하면 주거 선택지가 넓어지는 대신 매달 고정비가 붙는다. 그래서 하나씩 따로 보지 말고 세 항목의 합계를 기준으로 비교한다. 합계가 내려가는 조합이 저축률을 올린다.

카테고리 비율 규칙과는 다른 이야기다

50 대 30 대 20 같은 규칙은 지출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안내이고, 저축률 50퍼센트는 저축을 먼저 확정하는 방식이다. 둘을 섞으면 혼란스러워진다. 여기서는 순서가 명확하다. 실수령이 들어오면 절반이 먼저 나가고, 남은 절반이 예산 전체가 된다. 그러면 봉투 구성도 달라진다. 남은 절반 안에서 다시 주거비, 식비, 교통비, 비정기 지출, 예비비로 나누는 것이고, 각 봉투의 금액이 평범한 예산보다 작아진다. 그래서 이 방식은 지출 봉투가 매우 타이트하게 돌아간다는 걸 전제로 한다. 비정기 지출 봉투를 빼먹으면 첫 번째 경조사에서 저축을 헐게 된다. 그리고 이 방식에서는 예비비의 역할이 평소보다 크다. 지출 봉투가 타이트하게 돌아가므로 작은 예외 하나가 바로 다른 봉투를 밀어낸다. 예비비를 조금 넉넉하게 두고, 그 대신 저축률을 1퍼센트 낮추는 편이 실제로는 더 오래 간다.

지금 바꿀 봉투 설정

저축 봉투에 실수령의 50퍼센트를 배정하고, 월급날 가장 먼저 옮긴다. 그리고 남은 금액을 지출 봉투로 나눈다. 이 순서가 핵심이다. 반대로 하면 저축률은 매달 우연히 결정된다. 처음부터 50퍼센트가 안 되면 40퍼센트에서 시작해 분기마다 한 번씩 올린다. 실패하는 100퍼센트짜리 계획보다 유지되는 40퍼센트가 낫다. 비정기 지출 봉투는 반드시 남은 절반 안에서 만든다. 저축 봉투에서 명절이나 경조사가 나가기 시작하면 그 순간 저축률은 숫자만 남는다. 그리고 매달 실제 저축률을 기록한다. 목표가 아니라 실제로 몇 퍼센트를 넣었는지가 이 방식에서 유일하게 의미 있는 지표다. 그리고 3개월에 한 번 실제 저축률의 평균을 낸다. 어떤 달은 55퍼센트, 어떤 달은 40퍼센트가 나오는 게 정상이고, 중요한 건 분기 평균이 목표 근처에 있느냐다. 매달의 숫자에 일희일비하면 목표를 자주 바꾸게 되고, 자주 바뀌는 목표는 지표로서 쓸모가 없다.

자주 묻는 질문

저축률은 세전 기준인가요, 실수령 기준인가요?

실수령 기준이다. 세금과 4대 보험이 빠져나간 뒤 통장에 실제로 들어오는 금액을 분모로 삼는다. 세전 기준으로 계산하면 실제로 손에 쥐어보지도 못한 돈까지 분모에 들어가서 저축률이 실제보다 낮게 나오고, 계획도 어긋난다. 급여명세서에서 공제 후 실지급액을 확인해 그 숫자를 쓴다. 상여금이 있는 경우에는 상여금을 포함한 연간 실수령을 12로 나눈 값을 쓰거나, 상여금은 별도로 취급하고 매달 급여만으로 비율을 계산하는 방식 중 하나를 골라 일관되게 유지한다.

50퍼센트가 불가능하면 몇 퍼센트를 목표로 해야 하나요?

정답 숫자는 없고, 본인의 천장이 답이다. 실수령에서 고정비를 뺀 금액을 실수령으로 나눠보면 이론적 최대 저축률이 나온다. 실제 목표는 그보다 낮게 잡는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그 비율이 열두 달 연속으로 유지되느냐다. 20퍼센트를 3년 유지한 사람이 50퍼센트를 목표로 두고 매달 실패한 사람보다 훨씬 많이 모은다. 그리고 비율은 한 번 정하면 끝이 아니라, 소득이 오르거나 고정비가 바뀔 때마다 다시 계산하는 값이다.

절반을 저축한다는 게 그 돈을 투자하라는 뜻인가요?

아니다. 이 페이지는 얼마를 떼어놓느냐만 다루고, 그 돈을 어디에 두는지는 다루지 않는다. 투자 판단이나 상품 선택은 여기서 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예산 관점에서 필요한 건 두 가지다. 떼어놓은 돈이 생활비와 분리되어 있을 것, 그리고 그 돈에 목적 이름이 붙어 있을 것. 비상금이 아직 없다면 그것부터 채우는 게 일반적인 순서다. 그 이후의 배분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이 사이트는 그 결정을 대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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