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 대신 모아서 노트북 사는 법
본체 가격이 아니라 실제로 살 구성의 총액으로 목표를 잡는다. 필요한 주변기기, 케이스, 소프트웨어, 보증 연장까지 포함한다. 총액이 130만원이고 5개월 뒤에 필요하다면 월 26만원이다. 매달 넣을 금액은 할부로 냈을 금액과 같게 잡고, 봉투가 차는 동안 지금 쓰는 기기를 계속 쓴다. 결과는 같은 물건인데 다음 달 결제일에 청구서가 없다는 점이 다르다.
본체 가격이 아니라 총액으로 잡는다
구매 시점에 실제로 나가는 금액은 본체 가격보다 크다. 마우스나 키보드, 케이스와 파우치, 필요한 어댑터, 외장 저장장치, 유료 소프트웨어, 보증 연장이 여기 붙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진짜로 살 것만 적는 것이다. 있으면 좋겠다는 항목까지 넣으면 목표가 부풀어서 도착이 늦어진다. 실제로 살 구성만 골라 총액을 만든다. 총액이 130만원이면 그게 목표이고, 180만원이면 그게 목표다. 이 작업을 안 하고 본체 가격만 모으면 사는 날 부족한 만큼을 카드로 결제하게 되고, 그러면 할부를 피하려던 이유가 사라진다. 그리고 총액을 만들 때 지금 쓰는 기기를 정리할지도 같이 정한다. 중고로 판다면 그 예상 금액을 목표에서 빼는 게 아니라, 실제로 판 뒤에 봉투에 더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예상 금액으로 목표를 낮춰두면 실제 판매가가 낮았을 때 구매 시점에 부족해진다.
개월 수로 나눈다
130만원을 5개월이면 월 26만원, 8개월이면 월 약 17만원, 12개월이면 월 약 11만원이다. 180만원을 6개월이면 월 30만원, 12개월이면 월 15만원이다. 여기서 정할 건 언제 필요한지다. 진짜로 필요한 시점이 정해지면 매달 금액이 자동으로 나온다. 그리고 그 금액을 지금 쓸 수 있는 여유와 비교한다. 감당 가능하면 그대로 진행하고, 아니면 시점을 미룬다. 이 계산에서 얻는 진짜 정보는 매달 금액이 아니라, 그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다.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면 할부로 사도 같은 금액이 매달 나간다는 뜻이다. 그리고 금액을 정할 때 이 봉투가 다른 목표와 경쟁하는지 확인한다. 비상금이나 더 큰 목표가 진행 중이라면 이 봉투에 넣는 금액만큼 그쪽이 느려진다. 그게 괜찮은지 판단하고 시작하는 것과, 몇 달 뒤에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다르다.
필요한 시점이 진짜인지 확인한다
다음 달에 필요하다는 판단이 실제로는 지금 쓰는 기기에 대한 피로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두 가지를 확인한다. 첫째, 지금 기기로 못 하는 작업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느리다는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막히는 작업이 있는지 본다. 둘째, 그 문제가 저장장치 정리나 메모리 증설 같은 부분적인 해결로 처리되는지 본다. 처리된다면 목표 시점을 6개월 뒤로 미룰 수 있고, 그동안 매달 금액이 절반으로 내려간다. 처리되지 않는다면 시점이 진짜인 것이고, 그때는 그 시점 기준으로 계획을 짜면 된다. 어느 쪽이든 확인하는 데 하루면 충분하다. 그리고 확인해볼 게 하나 더 있다. 새 기기가 필요한 이유가 지금 하려는 일 때문인지, 앞으로 할 것 같은 일 때문인지다. 후자라면 그 일이 실제로 시작된 뒤에 사도 늦지 않고, 그때는 필요한 사양도 더 명확해져 있다.
봉투로 사는 것과 할부로 사는 것의 구조 차이
무이자 할부라면 총액이 같으니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구조가 다르다. 할부는 앞으로 몇 달의 예산을 지금 미리 쓰는 것이고, 봉투는 지금까지의 여유를 모아서 쓰는 것이다. 할부를 쓰면 그 기간 동안 다른 예상 밖 지출이 생겼을 때 대응할 여지가 줄어든다. 그리고 할부는 겹친다. 노트북 할부가 끝나기 전에 다른 할부가 시작되면 매달 고정으로 나가는 금액이 계속 쌓이고, 어느 순간 그 합계가 예산을 조인다. 봉투 방식은 겹치지 않는다. 다 채운 다음에 사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이자율과 무관하다. 그리고 이 차이는 다음 물건을 살 때 더 크게 나타난다. 할부는 겹치는 순간부터 매달 고정비가 되지만, 봉투 방식은 하나가 끝나야 다음이 시작되므로 겹치지 않는다. 큰 물건을 몇 년에 걸쳐 여러 개 사게 되는 경우에 이 구조 차이가 누적된다.
오늘 바꿀 봉투 설정
봉투 하나에 총액과 필요한 시점을 넣는다. 매달 금액은 할부로 냈을 금액과 같게 잡는다. 어차피 낼 돈이라면 순서만 바꾸는 것이고, 이렇게 정하면 금액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봉투가 차는 동안 지금 기기를 계속 쓴다. 그리고 목표에 도달하면 바로 산다. 더 좋은 구성으로 목표를 올리기 시작하면 이 봉투는 영원히 안 끝난다. 진행률은 위젯에 올려두면 매일 보이고, 이런 종류의 목표에서는 눈에 보이는 진행률이 계획을 유지하는 거의 전부다. 살 때는 봉투에서 결제한 만큼 바로 줄여 기록한다. 그리고 구매가 끝나면 이 봉투를 없애지 말고 다음 목표로 이름만 바꾼다. 매달 넣던 금액이 이미 예산에서 빠져 있는 상태이므로, 다음 목표를 시작하는 데 추가 조정이 필요 없다. 이 방식으로 큰 물건을 할부 없이 계속 사는 리듬이 만들어진다.
자주 묻는 질문
봉투가 차기 전에 지금 쓰는 기기가 고장 나면요?
그때는 비상금을 쓴다. 예고 없이 발생했고 미룰 수 없는 지출이라면 정확히 비상금의 용도다. 다만 그 뒤의 순서를 정해둔다. 비상금을 쓴 다음 달부터는 노트북 봉투에 넣던 금액을 비상금 되채우기로 돌린다. 그리고 급하게 사야 하는 상황에서는 구성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급할 때 산 물건은 대부분 나중에 아쉬움이 남으므로, 꼭 필요한 사양만 확인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더한다.
할인 시기를 기다리는 게 나을까요?
봉투가 차는 시점과 할인 시기가 맞으면 좋지만, 할인을 기다리느라 목표를 계속 미루는 건 다른 문제다. 기준을 정해둔다. 목표에 도달했고 필요한 시점이 왔으면 산다. 그 시점에 마침 할인이 있으면 남은 금액을 다른 목표로 보내면 된다. 반대로 할인 때문에 계획보다 일찍 사려고 부족한 금액을 카드로 메우면, 할인폭보다 그 결제가 예산에 주는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할인은 계획을 앞당기는 이유가 아니라 남은 금액을 만드는 보너스다.
노트북이 첫 저축 목표로 적당한가요?
꽤 적당하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금액이 몇 달 안에 도달 가능한 수준이다. 둘째, 목표가 구체적이라 진행률이 체감된다. 셋째, 완료하면 실물이 남아서 저축이라는 게 무엇을 만들어내는지 눈으로 확인된다. 다만 순서는 지킨다. 비상금이 전혀 없는 상태라면 최소한의 비상금을 먼저 만들고 그다음이 이 목표다. 비상금 없이 물건 목표를 먼저 채우면 중간에 예상 밖 지출이 생겼을 때 이 봉투를 헐게 된다.
이 예산을 폰에서 굴리기
Envelope Budget은 이 봉투들을 주머니에 넣어준다. 금액을 전부 배정하고, 쓸 때마다 기록하고, 실제로 얼마 남았는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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